최근 현대차가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받자 글로벌 신용등급과의 격차를 놓고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대차에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등급을 매기는 것은 너무 후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신평사들은 국내 기업에는 그에 걸맞은 평정기준이 있다고 반박한다.
1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지난 7일 현대차 기업신용등급을 `AAA`로 매겼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22일 같은 등급인 `AAA`로 평가했다. 이들 신평사는 현대차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매기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시장내 안정적 지위, 풍부한 현금유동성 등 우수한 재무구조, 우수한 재무안정성 등을 들고 있다.
반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 신용등급을 각각 `baa1(BBB+)`, `A-`로 매기고 있다. 국내 신평사에 비하면 6~7단계(notch) 낮은 등급이다. 글로벌 신평사들은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나 수익성이 지금보다 더 나은 수준이 돼야 등급을 올려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글로벌 신평사들은 현대차 신용도를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보다 4~5단계 낮은 등급으로 매기고 있다. 국내 신평사들이 현대차와 대한민국 국가 신용도를 동일시 하는 것은 지나치게 후한 평가가 아니냐는 문제를 충분히 제기할 만한 대목이다. 한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개별 국가의 등급 체계는 그 나라 기업의 상대적인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며 “만약 현대차 정도의 재무안정성을 가진 기업을 AAA보다 낮은 등급을 주게 되면 현대차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국내 기업 전반의 등급도 더 낮춰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크레딧 전문가는 “작은 학교에서 1등하는 학생이 규모가 큰 학교에서도 1등을 할 보장이 없는 것처럼 우리 신평사로부터 최고 등급을 받아도 글로벌 시장에선 낮은 등급을 받을 순 있다”며 “작은 학교라도 학사 관리를 엄격히 하면 취업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 신평사들도 좀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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