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펑솨이 미투 철회 “성폭행 주장 거짓" WTA "직접 썼는지 의심"

WTA에 메일 보내 “자신에게 내용 확인한 뒤 보도해라”
펑솨이, SNS에서 前 부총리에게 성폭행 당했다 폭로
이후 행방 묘연…홍보팀 관계자도 연락 안 돼
WTA “펑솨이가 실제 쓴 메일인지 의심된다” 비판
  • 등록 2021-11-18 오후 1:48:49

    수정 2021-11-18 오후 1:48:49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테니스 선수 펑솨이가 이메일을 통해 돌연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다만, 세계 여자 테니스 협회(WTA) 측은 해당 메일이 정말 펑솨이가 쓴 것인지, 또 내용이 진실인지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사진=AFP)
18일 중국 관영방송 CGTN은 펑솨이가 스티브 사이먼 WTA 회장에게 보냈다는 메일을 공개했다. 해당 메일에서 펑솨이는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난 실종된 것도 아니고 위험하지도 않다. 그냥 집에서 쉬고 있다”라고 밝혔다.

펑솨이는 이어 “만약 WTA가 내 소식을 전하길 원한다는 나에게 확인을 받고 동의를 얻은 다음 발표해 달라”라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과 함께 중국 테니스를 알리고 싶으며, 중국 테니스가 점점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여자 테니스 선수 펑솨이는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前) 부총리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후 몇 년 간 장가오리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펑솨이는 “부총리 지위에 있는 분이라면 이 사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라면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되더라도, 자멸을 재촉하는 길일지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글은 20분 만에 삭제됐고 중국 포털과 SNS 등에서 펑솨이에 관한 검색을 제한했다.

이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펑솨이가 폭로 직후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펑솨이의 홍보팀 관계자는 폭로 글을 본 이후 홍보 관계자가 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펑솨이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았다는 미국 전 테니스 선수 크리스 에버트도 트위터에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안전한지 정보를 달라”고 호소했다.

WTA는 팡솨이가 보낸 메일의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사이먼 회장은 “오늘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한 내용은 그녀의 안전과 소재에 대한 우려만 키울 뿐”이라며 “우리가 받은 이메일을 펑솨이가 실제로 작성했는지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펑솨이는 강요나 협박 없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테니스 스타이자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인 오사카 나오미 또한 검열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펑솨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트위터에 “펑솨이와 그녀의 가족이 무사하길 바란다”라면서 “나는 지금 상황에 충격을 받았고 그녀에게 사랑을 보낸다”라고 적었다.

중국 당국은 펑솨이 관련 의혹에 함구하고 있다. 17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WTA의 우려에 조치할 것이냐는 질문에 “외교적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기자들은 공안이 펑솨이의 행방을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관할 부서에 문의하라”고 말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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