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제재 못버티고 '아너' 브랜드 지분 전량 매각

화웨이, 중저가 브랜드 '아너' 선전시 즈신에 매각
"경영관리·의사결정에도 참여 안해"
2013년 설립된 중저가 브랜드…판매량 7천만대
인수자 즈신, 1대 주주는 中정부 산하 기업
  • 등록 2020-11-17 오후 12:18:57

    수정 2020-11-17 오후 12:21:42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의 강력 제재에 버티지 못한 중국 화웨이(華爲)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Honor·룽야오·榮耀)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화웨이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경쟁하기 어려워졌다.

17일 중국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아너 부문을 분할해 선전시 즈신(智信)신정보기술유한공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매각 후 아너 지분을 조금도 보유하지 않게 되며 경영관리와 의사결정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이번 매각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 아너 브랜드를 존속시키고 공급상과 판매상들을 살리기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산업 기술 요소를 계속 획득하기 어렵게 돼 소비자 부문 사업이 거대한 압력을 받는 고난의 시기에 아너 채널과 공급상들이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체 아너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너 브랜드는 젊은 층을 겨냥해 화웨이가 2013년에 만든 중저가 브랜드다. 지난 6년동안 팔린 아너 브랜드 스마트폰은 7000만대에 달한다.

아너를 인수하는 즈신신정보기술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화웨이와 인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회사는 30여곳의 아너 판매상들이 주도로 설립한 회사다. 올해 9월 27일 설립됐으며 등록 자본금은 1억위안(약 169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금융계망에 따르면 이 회사의 1대 주주는 선전시인민정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에 있는 국영기업인 선전시스마트도시과학기술발전그룹이다. 지분 98.6%를 갖고 있다. 또한 인수를 앞둔 지난 13일 선전시스마트도시과학기술발전그룹은 등록 자본을 2억위안에서 32억위안으로 늘렸다.

결국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살리기 위해 자금을 투입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이번 브랜드 매각을 결정한 건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2년치 재고를 비축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근본적 대처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 15일 전세계 기업이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제품이나 부품, 소재 등을 화웨이나 그 자회사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 기지국,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화웨이 아너 브랜드를 인수한 선전시 즈신(智信)신정보기술 유한공사 지분 구조. 사진=아이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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