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의 '소프트 외교'에..朴대통령도 맞장구

  • 등록 2015-05-19 오후 3:09:03

    수정 2015-05-19 오후 3:10:4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나라를 국빈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대국의 문화는 물론 역사나 격언 등 무겁지 않은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친밀감을 높이는 이른바 ‘스프트 외교’를 나란히 펴 눈길을 끌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8일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저희는 한국 전화로 전화하고 한국 자동차를 타고 또 한국 컴퓨터로 일하고 한국 TV로 좋아하는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미 인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에서의 한류 열풍 분위기를 전하면서 “인도에서 크리켓팀이 승리하면 강남스타일을 추면서 자축한다”며 “이제는 인도인들의 마음과 팔다리에까지 한국의 모습이 보인다”고도 했다. 그는 ‘약 2000년 전 인도의 아요디아 공주가 한국에 와서 허 왕후가 되었던 일 잘 아실 것”이라며 “지금도 한국 국민 중 약 10%는 그 조상의 뿌리를 보면 인도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고 한·인도 간 연관성을 부각했다. 모디 총리는 더 나아가 “사실 개인적으로도 저는 한국과 인연이 있다”며 “한국의 혜초스님이 예전에 인도를 다녀가셨던 곳이 바로 베나라스, 제 선거구”라고 했다.

박 대통령도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CEO 포럼 출범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양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래전부터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가까운 관계”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부모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을 언급, “우리말과 같이 발음되는 타밀어 단어가 1300여개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경협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점을 설명하면서 “이미 2천년 전에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가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결혼해서 왕비가 됐다는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고, 양국 경제인이 세계 경제의 재도약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땐 ‘어둠을 탓하기보다는 촛불을 켜라’라는 인도 격언을 인용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어 인사인 “나마스까르(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해 “단야밧(감사합니다)”으로 축사를 마쳤다.

양 정상은 서로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박 대통령에 대해 “역경을 개인적인 힘으로 승화시키셨고 또 비전과 담대함으로 한국을 이끌고 계신다”고 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 참석, 귀빈 중 가장 먼저 모디 총리를 언급하며 “오늘 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협력에 대해 고견을 들려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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