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KAI 직원 10억원대 횡령"..방산비리 포착

호남KTX 제어장비 국산화 미이행, 업체만 350억 차익 챙겨
  • 등록 2015-04-08 오후 3:20:43

    수정 2015-04-08 오후 3:36:04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이 1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이 감사원의 감시망에 걸렸다.

8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옛 산업자원부 출신으로 알려진 직원 A씨는 ‘해외 거래용’이란 명목으로 가짜 법인계좌를 터 환율을 거짓 계산하는 수법으로 10억원대의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KAI가 불법 자금을 조성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무기획득사업 수주과정 등에서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방산업계에서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족한 방산비리특별감사단을 통해 2개팀의 인력을 투입해 감사를 진행해온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감사원은 A씨와 관련된 자료를 방산비리 정부 합동수사단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감사원은 호남 및 수도권 고속철도(KTX) 건설사업 추진 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구간 중 율현터널(51.1㎞)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터널을 설계할 때 화재사고 등에 대비해 승객들이 반대편 터널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하거나 별도의 서비스터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율현터널의 경우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터널임에도 서비스터널이 없는 복선터널로 계획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호남 KTX의 열차제어시스템이 당초 계약과 달리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도마에 올랐다. 철도시설공단은 2012년 7월 국내 제조업체인 A사 컨소시엄과 1990억원 규모의 ‘호남고속철도 열차제어시스템 구매사업’ 계약을 맺었다. 계약은 A사가 프랑스 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관련 장비를 국내에서 전량 생산한다는 전제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감사원 확인 결과 A사는 당초 국산화하기로 한 전원공급보드와 유지보수장비를 전량 수입하거나 자재를 수입해 단순 조립만 해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A사가 챙긴 생산비 차익은 352억원에 달할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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