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감소 및 고금리로 올해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내년엔 더욱 악화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공실률이 내년에 더 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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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정보분석업체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현재 13.6%로 사상 최대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 9.4%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코스타그룹은 2024년 말까지 공실률이 15.7%로 상승하고, 2026년 말에는 1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사무실 임대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은 고금리 장기화, 경기둔화 우려 등 거시금융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부동산 매입 당시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돈을 빌렸지만, 재융자할 때에는 훨씬 더 많은 이자 부담을 져야 한다. 아울러 재융자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금리 및 공실률로 임대료가 하락하며 부동산의 담보가치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금액을 빌리려고 해도 과거보다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거나, 빌릴 수 있는 금액 자체가 줄어들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부동산 소유주들의 재정적인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트렙의 스티븐 부시봄 리서치 국장은 “기업들이 (경기침체 등으로) 수익에 압박을 받아 사무실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더 가속화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기는 (미 경제에) 새로운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많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은 공실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거나 채권자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것, 또한 더 많은 사무실 임대인들이 대출금을 상환해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