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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의 재상고 여부는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재상고 여부는 지난 18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선고 이후 일주일 안에 결정해야 해 25일까지는 발표해야 한다.
재상고 여부 결정이 다음 주로 늦어진 것은 현재 변호인 접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 수감 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감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 4주간 독거실 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일반 접견은 4주간 정지된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변호인 접견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지난 20일 이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직원 2명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변호인 측은 21일 이 부회장과 접견을 하지 못했다. 변호인 측은 “재상고 여부와 사업 논의 등 시간이 매우 촉박한데 변호인 접견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며 “구치소에 격리 직원이 많아 수감자 호송과 이동 인력이 제한돼 접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날 접견이 가능하다면 이날 중 재상고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 조율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말에는 변호인 접견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이날 접견 여부도 불확실해, 재상고 여부에 대한 이 부회장과 변호인 간 의견 조율은 현재 대략 마무리 된 상태다. 변호인 측은 “주말 동안 다른 관계자 등과도 협의한 뒤 월요일 쯤 재상고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측도 현재까지 재상고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파기환송심 선고 후 “이 부회장 등 주요 피고인들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대법원 판결 취지를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로써 ‘정유라 승마·영재센터 지원 뇌물 사건’의 유무죄 판단은 뇌물수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의 유죄 확정과 함께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혀 재상고를 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특검 모두 재상고 않을 것으로 전망
법조계에선 양쪽 모두 재상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재상고심이 열린다 해도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 잘못 여부를 심리하는데, 파기환송심은 지난 2019년 8월 상고심(대법원)의 법리 판단을 그대로 따랐다. ‘법리 오해’를 재상고 이유로 제시해봤자 대법원을 설득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
재상고 없이 형을 확정 받아 사면을 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사면의 경우는 현실성이 낮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범죄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서다.
현 상황에서 가석방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통상 형기의 3분의 2 이상이 지나면 가석방 대상이 되는데, 이 부회장은 앞선 구속에서 353일의 수감기간을 채웠다. 약 1년 반의 형기가 남은 상태로 6~8개월 정도의 형기를 마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이르면 올해 추석을 전후로 출소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것.
특검 측도 재상고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재상고 포기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준 것은 사실상 ‘봐주기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