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3사 파업에 '흔들'…제조업 공장 가동률 7년여만에 최저(종합)

  • 등록 2016-09-30 오후 3:09:24

    수정 2016-09-30 오후 5:04:28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달 국내 제조업 공장 가동률이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굴러떨어졌다. 가뜩이나 국내·외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005380) 등 완성차 업체 파업이 가세하면서 자동차 생산이 급감한 영향이다. 전체 산업 생산량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월 산업생산 넉달만에 ‘뚝’…자동차 생산 급감 탓

△전체 산업 생산 및 자동차 생산량 변동 추이 [단위:%, 자료:통계청]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1% 줄었다. 지난 5월(2.0%) 증가세로 전환했다가 넉 달 만에 다시 뒷걸음질한 것이다.

업종별로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2.4% 내려앉은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작년 1월(-3.5%)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장기 부진에 빠졌던 수출은 지난달 20개월 만에 반등했다.

문제는 국내 전체 제조업 생산 물량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다. 8월 자동차 생산량은 한 달 전보다 17.7%나 급감했다. 국내·외 수요 감소에 완성차 업체 파업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생산 부진이 심화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기아·한국지엠 등 자동차 3사 파업으로 지난달 6만 5700대 규모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고 추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지난 7월 19일부터 현재까지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과의 임금 단체 협약 교섭이 결렬된 탓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파업 개시 이후 이달 30일까지 24차례 부분 파업(전일 파업 1차례 포함)을 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달 11일 파업을 시작해 이달 2일 타결을 본 상태다.

물론 자동차 생산 감소가 단순히 파업만의 영향은 아니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수출·내수에서 동반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인도에 뒤진 세계 6위로 밀려났다. 수출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파업으로 차질을 빚은 물량을 정상 생산해도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수출 부진과 올 하반기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으로 국내 수요가 함께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공장 가동 7년 5개월만에 최저…‘노트7 리콜’ 등 하방요인 여전

이처럼 주력 상품 생산이 줄자 멈춰 서는 공장이 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평균 가동률(생산 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의 비중)은 70.4%로 전달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69.9%)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재고는 1.7% 감소했다. 기업이 제품 생산보다 판매에 주력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지난달 내수가 반짝 반등했다. 올여름 폭염과 정부의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지원책, 갤럭시 노트7 등 휴대폰 신제품이 출시면서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8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2.0%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비 증가로 도소매업이 호조세를 보이자 서비스업 생산도 0.7% 증가했다. 7월 11.6% 급감했던 설비 투자도 대규모 반도체 설비 도입,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14.0%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정부 전망은 절대 밝지 않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자동차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고, 갤럭시 노트7 리콜,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 등이 생산과 소비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 파업 시간은 지난달 194시간에서 이달 160시간으로 소폭 줄어드는 수준에 그쳤다.

갤럭시 노트7은 지난 2일 전량 리콜을 개시해 그 여파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김영란법의 경우 이달 28일부터 시행해 10월 이후 소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인대 과장은 “정부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를 극대화하고 추가 경정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하는 등 경기 하방 위험 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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