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로 발묶인 한진해운..하루만에 30척→41척 운항 차질

입항·출항 거부 사태 확산..7개국서 정상운항 못해
  • 등록 2016-09-02 오후 3:32:51

    수정 2016-09-02 오후 3:32:51

한진해운이 31일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최선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법정관리 개시 이틀째를 맞은 1일 국내외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입항, 출항 거부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국에서 정상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상운영이 어려운 선박은 컨테이너선 41척, 벌크선 4척 등 45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를 선박에 고박하는 래싱 업체, 하역하는 업체 등 작업 거부로 선박이 입항하지 못하는 곳은 우리나라 광양, 중국 샤먼·얀티엔·청도·닝보, 일본 나고야, 싱가포르, 인도 나바샤바 등이다. 이들 업체는 밀린 대금를 지급하라는 요구와 향후 대금을 받기 위한 보장을 요구하면서 작업을 거부 중이다.

미국 CNBC는 중국 항만에서 입항을 거부하거나 항계 밖 대기를 하고 있는 한진해운 소속 선박은 10척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선박은 연료유 구매가 어려워 연료를 주입하지 못하고 멈추기도 했다.

부산항에서도 레싱 업체들의 작업거부가 빚어졌으나 부산항만공사가 대금을 대신 지급하기로 하면서 중단됐던 작업이 이날 재개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오후 4시부터 순차적으로 선박이 접안하면 이들 업체들이 하역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롱비치에서는 선박이 항구에 접안은 했지만 하역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출항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집트에서는 수에즈 운하 통항을 거부 당해 발이 묶였다. 70만달러(7억8000만원)에 달하는 1회 통항료를 지급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한진해운 소속 벌크선 선대에서도 이상 징후가 빚어지고 있다. 영국의 해운전문채널인 로이드리스트는 한진해운이 벌크부문 정상운영 지속을 공식선언했지만 일본선사인 쇼에이키센카이샤 한진에 빌려준 ‘오션블룸’호에 대한 운항정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로이드리스트는 ‘한진해운이 미국내에서 파산보호를 받을 수 있는 조치를 획득하기 전까지는 항계 밖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선박은 해외에서 억류되는 것보다 부산이 낫다고 판단해 귀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영국의 BBC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인해 글로벌 물류대란이 일고 있음을 강조했다. 9월 성수기를 맞이했지만 54만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진해운이 속한 글로벌 해운동맹 CKYHE은 한진해운의 퇴출을 결정했고, COSCO, 에버그린, CMA-CGM 등 글로벌 선사는 공동운항을 거부했다.

한편 전날 운항에 차질을 빚었던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서는 30척으로 불과 하루 만에 41척으로 불어났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컨테이너선은 회사 소유 선박 37척, 다른 선주로부터 빌린 선박 61척 등 총 98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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