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측은 이날 법정에서 삼성물산의 가치를 부각하는 반면 제일모직은 평가절하하는데 주력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에 대해서 “중동과 동남아에서 세계 최고층 빌딩(랜드마크)을 건설한 경험이 있는 초일류 기업”이라고 추켜세운 뒤 “제일모직은 패션, 식자재 유통, 레저, 조경산업 위주의 건설업을 하는 (삼성물산과) 상대가 안되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4월초 삼성물산측으로부터 ‘합병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후) 초일류 기업이 한달 반만에 중대한 결정(합병)을 검토하고 계획해서 실행에 이르렀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엘리엇측은 법적 용어가 아니라면서도 ‘오너 일가’라는 표현을 반복해 이번 합병이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작업의 일환임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일체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도식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 “문외한이라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상대방을 자극하기도 했다.
특히 합병비율에 관한 판례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합병을 무효로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공개하면서 “(특별한 사정은)허위자료나 터무니없는 예상수치에 근거한 경우만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엇측이 합병 비율을 문제 삼은데 대해서도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의 3분의 1 미만인 경우도 대법원 판례는 합병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를 들어 주가가 시장참여자들의 평가가 종합된 가장 객관적인 가치라는 점도 부각했다.
다만 엘리엇측이 제안한 주주제안서를 언급할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삼성물산측은 “엘리엇측이 ‘주식 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현재 주주들에게 나눠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주식 배당을 찾아가서 삼성물산을 껍데기로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주장했다.
한 인수·합병 담당 변호사는 “엘리엇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엘리엇이 여론전을 펼치며 이번 공방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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