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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만3137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40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기업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4.3%를 기록했다. 전분기(5.3%)보다 증가율 줄었다. 올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은 2022년 4분기(6.9%) 이후 6개 분기 만에 최대였다.
제조업은 2분기 7.3%에서 3분기 4.9%로 둔화했다. 기계·전기전자는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수출 단가가 올랐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수요 회복이 더뎌 전분기 20.7%에서 3분기 13.7%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석유·화학 매출은 전년대비 6.6% 증가에서 1.0% 감소로 전환했는데, 제품가격 하락과 공급과잉이 지속된 탓이다.
3분기 비제조업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5% 늘며 전분기(2.6%) 대비 성장률이 확대됐다. 대형 전자상거래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도소매업 매출 성장률이 3.2%로 늘면서다.
2분기에는 수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제조업, 수출 기업 중심으로 성장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3분기 중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3분기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4조원에 못 미치는 등 반도체와 2차전지 기업들이 실적 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성은 개선됐다. 기업 마진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해 1년 전(4.0%)에 비해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계절성이 있기에 통상 전기보다 전년동기와 비교한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6.1%, 5.4%로 1년 전(4.0%, 4.1%)보다 개선됐다.
제조업은 기계·전기전자(0.9%→ 8.8%), 운송장비(4.1%→ 6.6%)를 중심으로 상승했고, 비제조업은 운수업(7.9%→ 13.1%)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기계·전기전자는 AI·서버용 고사양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올랐고, 운송장비는 환율상승과 고부가가치 선박수주 등으로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6.0%, 중소기업은 4.8%를 기록해 각각 1년 전(4.1%, 3.9%) 대비 이익률이 상승했다.
안정성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채비율은 87.8%로 2분기(88.9%)에 비해 1.1%포인트 감소했으나, 차입금의존도는 25.4%로 전분기(25.2%)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4분기(86.4)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올해 3분기 외감기업의 성장성은 둔화된 반면 수익성은 개선됐다”며 “다만 운송장비, 운수업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상승에 업종별 효과에 대해서는 “운송장비, (특히) 자동차 쪽이 환율 상승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재료나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에서는 환율상승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