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소액주주 "합병 반대..엘리엇에 의결권 위임"...대형 상장사 첫 사례

  • 등록 2015-06-09 오후 4:03:30

    수정 2015-06-09 오후 4:03:3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000830)의 일부 소액주주들이 엘리엇 측 진영에 가세했다. 국내 대형 상장사에서는 사실상 처음있는 사례로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http://cafe.naver.com/black26uz3) 카페가 개설됐다. 현재 이 카페의 회원 수는 1200여명이다.

카페 운영자 ‘독타맨’은 공지 글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카페”라며 “계란으로도 바위가 깨진다는걸 보여줘야 한다”며 의결권을 엘리엇 측에 위임하자고 제안했다.

일부 카페 회원들도 위임 방법이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소액주주들이 반대의견을 내는 것은 대형 상장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전과 달리 소액주주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삼성물산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합병이 결정돼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규합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지난 3월 주총 때도 소액주주들이 감사를 선임하는 등 (주주 행동주의의) 성공 사례도 나왔다”며 “성공사례가 늘고 소액주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지면서 목소리를 내는 주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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