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 출신 현오석·조원동, '박근혜노믹스' 이끈다

경제기획원(EPB) 출신 전면배치..관가 "서로 보완되는 조합"
  • 등록 2013-02-19 오후 6:34:06

    수정 2013-02-19 오후 6:34:06

[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경제기획원(EPB)출신 경제관료들이 ‘박근혜 노믹스’의 방향타를 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 재무부 출신 관료들이 중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변화다. 재무부 시대가 지나고 경제기획원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한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처럼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조 내정자 역시 공직 재직시 합리적인 스타일과 업무추진으로 조직내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과거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등을 지내며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마지막 경제수석인 김대기 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기다. 고등학교 동기 3명이 나란히 경제수석 자리에 오른 셈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 부총리 후보자와 조 경제수석 내정자 모두 경제기획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현 후보자는 행정고시 14회, 조 내정자는 23회다. 과거 경제기획원은 경제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정책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다. 금융분야에서 힘을 발휘하며 규제업무에 능한 재무부 출신들, 이른바 모피아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이들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들이 정책의 주도권을 잡았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컨트롤타워는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주도했던 노무현 정부와 유사한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번 인선에 대해 관가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정책방향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부총리와 수석간 호흡이 필수적인 만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개인적인 업무 스타일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서로에게 보완이 되는 조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제팀은 경기회복은 물론 재정안정과 복지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새 정부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진작쪽에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 후보자가 원장을 맡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금리인하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따라 재정건전성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보다 확장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부총리보다 청와대의 목소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부총리로서 현 후보자의 조율능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각 정부 부처의 이견을 조정해야 하는 부총리의 역할이 미진할 경우 청와대가 직접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조 내정자는 이날 “경제팀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팀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돕겠다”며 “청와대 수석은 내각이 원활하도록 보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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