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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년에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이 커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게 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1.9%로 떨어지고 물가는 2.8%로 올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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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교역 성장률 높아져 韓 내년 잠재 수준으로 성장 회복
한은은 3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석 달 전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엔 2.1%로 올해보다는 성장률이 높아져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하지만 석 달 전 2.2% 성장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는 수출,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돼 지난 전망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는 올해 2.9%에서 내년 2.8%로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세계 교역신장률은 0.8%에서 3.4%로 껑충 뛴다. 상품 교역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세계 교역은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IT경기 개선, 주요국의 신성장산업 및 공급망 재배치 관련 투자 증가 등으로 상품 교역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화 수출 증가율은 올해 2.3%, 내년 3.3%로 종전 전망치(0.7%, 3.1%)를 상회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올해 0.3% 감소하지만 내년엔 4.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올해와 내년 모두 1.9%씩 성장해 석 달 전 전망(2.0%, 2.2%)을 하회한다. 재화수입은 올해 -0.2% 감소하다 내년 2.4% 증가한다. 이는 석 달 전 -0.8% 감소했다가 5.4% 반등한다는 전망에서 크게 조정된 것이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물 신규수주 및 착공 위축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올해 2.7% 증가한 뒤 내년 1.8%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앞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일제히 종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물가는 각각 3.6%, 2.6%로 종전 전망(3.5%, 2.4%)보다 0.1%포인트, 0.2%포인트 높였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올해 3.5%, 내년 2.3%로 이 역시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11월중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상반기중 3% 내외로 점차 둔화되겠으며 연간 2.6%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엔 2025년 성장률과 물가도 처음 제시됐는데 각각 2.3%, 2.1%로 예측됐다. 근원물가는 2.0%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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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급등시엔 내년 성장률 1.9%, 물가 2.8%
한은은 향후 전망경로상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시나리오별 전망도 제시했다. 지정학적 불안에 두바이유가 내년 평균 92달러(기본 전망 84달러), 내후년 86달러(79달러)로 오를 경우 내년 성장률은 1.9%로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 3.0%(기본 전망 2.8%), 내후년 3.2%(3.0%)로 오르고 국제유가가 각각 87달러, 82달러로 상향될 경우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2.3%, 물가는 2.8%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상후지 흑자규모가 각각 300억달러, 49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 달 전보다 30억달러씩 상향 조정된 것이다. 내후년엔 590억달러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올 하반기 중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돼 상반기보다 흑자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은 올해 1%대 후반에서 내년 2%대 후반으로 높아진다.
취업자 수는 올해 34만명에서 내년 24만명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는 여성, 고령층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지속, 석 달 전 29만명, 19만명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내후년엔 18만명으로 증가폭이 줄어든다. 실업률은 올해 2.7%에서 내년과 내후년 2.9%로 소폭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