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다 vs 가볍다”...TBS제재 두고 방통위 심의서 설전(종합)

전체회의서 제재 의결...민원접수 후 10개월 만
전파법 위반에 과태료ㆍ과징금 등 2300만원 부과
방통위 상업광고로 정의...TBS ‘협찬명목’ 해명
김현 위원 ‘처분 무겁다’며 의견...고성 오가기도
  • 등록 2023-08-02 오후 4:13:42

    수정 2023-08-02 오후 4:13:42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상업광고를 낼 수 없음에도 기업광고를 송출한 TBS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23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ㆍ과태료를 부과했다. TBS에서 캠페인 등을 위한 협찬이라고 해명했지만 상업광고가 명백하다고 정의하고 제재를 내렸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TBS가 광고송출 시간이 누락된 자료를 고의로 보고한 사안도 적발되며 제재 규모가 커졌다.
2일 과천 방송통신위원에서 진행된 전체회의 모습.(사진=전선형 기자)
2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상업광고를 한 TBS에 대해 총 2303만원의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TBS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40초 분량으로 131회에 걸쳐 화장품 브랜드 ‘가히’ 캠페인을, 10월 3일부터 9일까지 20초 분량으로 26회에 걸쳐 ‘동아전람’의 박람회 광고를 내보낸 바 있다.

TBS에 대해 상업광고를 제외한 ‘교통 및 기상 방송을 중심으로 한 방송’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회사 광고를 송출하면서 법을 위반했다. TBS는 캠페인 등을 위한 협찬이라고 해명했으나, 방통위는 ‘가히’ 광고는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지 공익성 캠페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동아전람’ 역시 TBS가 주최·주관·후원한 사실이 없는 박람회를 홍보했기 때문에 협찬고지 방송이 아닌 상업광고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통위는 전파법 90조와 72조, 73조에 위반에 따라 과태료 100만원, 과징금은 1503만원을 부과했다.

또한 방통위는 TBS 상업광고 송출 조사과정에선 TBS가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제재를 내렸다. 방통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서 심의규정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방송 운행자료 등을 TBS에 요구했지만, 해당 광고방송 송출 횟수가 97회 누락된 거짓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TBS는 방심위의 자료제출 요구를 ‘협찬 내용을 뺀 방송 운행자료를 제출하라’로 착각한 실무진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방통위는 협찬 내용이 전체가 아닌 일부만 제외돼있는 점을 들어 의도적 누락이라고 봤다. 이에 방통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3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라 과태료 700만원을 부과했다.

TBS 상업광고 심의ㆍ의결 건은 상임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무려 10개월만에 결론이 나게 됐다. 물론 의결이 완료된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상임위원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설전이 오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추천 김현 위원은 TBS에 대한 제재가 ‘과하다’며 일관되게 주장했다. 김 위원은 “(자료 누락 보고건의 경우)방심위에서 TBS에 초기부터 (협찬)운행표로 적시하지 않고 운행표 달라 했고, 캠페인 내용 확인해달라 하는 등 세 단계에 걸쳐 공문을 발송했다. 자료 요청을 했을 당시 면밀히 검토했으면 어떨까 싶다”며 “커뮤니케이션의 혼돈이 있었던 것이고, 또한 감경 기준 다양하게 있는데 TBS 관련된 거에 대해 무겁게 죄를 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이상인 위원은 TBS가 받은 광고비에 비해 가벼운 처벌이며, 광고비 몰수까지 언급했다. 이 위원은 “협찬을 가장해서 상업광고 수익을 낸 것”이라며 “TBS가 이 건으로 부당하게 차지한 수익이 4700만원가량 되는데 몰수하는 규정도 없고, 과태료 액수는 다 합쳐도 그에 못 미치기 때문에 중한 처벌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이날 TBS제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현 위원이 방통위 직원들에게 질의를 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직원들을 괴롭혀서 방해하는 것이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김현 위원이 ‘명예훼손이다’, ‘사과하라’는 등의 말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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