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한다고 21일 밝혔다. 정부와 일본은행이 정한 목표 물가상승률 2.0%를 연내 달성하게 됐지만, 세계적인 인플레와 공급 제약 등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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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동안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이처럼 발표했다. 찬성 8명, 반대 1명 등 찬성 다수로 단기금리를 -0.1%,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도 유도하는 장단기 금리조작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금리 수준도 동결하기로 했다. 연간 12조엔(약 113조8000억원) 상한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필요에 따라 매입하는 조치 등도 유지한다.
또한 일본은행은 지난 4월 회의에서 2022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전년도 대비 1.9%로 잡았으나 2.3%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엔화 약세를 반영해 결과다.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CPI)은 7년여 만에 2%대에 돌입했고, 5월에도 2%를 넘어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일본은행이 2%를 초과하는 물가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소비세율이 인상됐던 2014년을 제외하면 2003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전망 상향으로 정부와 일본은행이 정한 2%의 물가 안정 목표에 도달하겠으나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을 임금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경기의 좌절감을 초래할 염려가 남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앞으로도 대규모 금융완화를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2022년도의 실질 성장률 전망을 이전 회의의 2.9%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율 상승과 그에 따른 고강도 긴축으로 세계 경제에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르면 봉쇄가 공급망 혼란을 촉발하고,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음식과 숙박업 등 비제조업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