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10·28 재보궐선거 후 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사상 출마 가능성은 차단한 상태다. 당내 일부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지역구인 영도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중구·동구나 북구·강서을구, 서구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때 문 대표가 사상구에 출마해 낙동강 벨트를 형성하며 부산·경남지역 선거를 이끌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낙동강 벨트에 묶이면서 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초박빙 지역에 대한 지원유세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것도 뼈아프다.
문 대표 측근은 “문 대표가 혼자 부산에 내려가서 출마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부산에 내려간다면 전략지역에 사람을 셋팅해서 내려가야 한다. 부산을 전선으로 삼겠다는 것인데, 그게 전략적으로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이 안 서 있는 상태다. 일단 부정적인 것이 많다”고 전했다.
대신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일부 측근들은 선택지에서 배제했던 서울 강남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지역은 서울 서초구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 역할을 했던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로, 현재 문 대표의 경희대학교 후배인 김기영 변호사가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만, 서초구 갑과 을이 다르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의원 지역구인 서초구갑은 새누리당 절대 강세지역이다. 이에 반해 서초구을은 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표가 48%를 득표했다. 박 대통령에게 3~4% 포인트 밖에 뒤지지 않았다. 또 최근 양재 1동과 내곡동에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들어서면서 1만명 가량이 새로 입주했다.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서초구을은 강남구·송파구보다는 오히려 강동구에 가깝다. 야당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지역으로 바뀐 셈이다.
서울 강남지역 한 대의원은 “서초을은 김덕룡 전 의원이 4선을 했던 곳으로, 김 전 의원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당선됐던 곳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하면서 그때부터 여당으로 바뀌었지, 원래는 야당 표밭이었다. 당에서 실세나 명망가 있는 사람이 내려오면 된다. 문 대표가 나오면 무조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선 가능성은 높은 곳이지만, 현 지역위원장이 문 대표 후배이고 험지가 아니라 쉬운 곳을 골라 온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김 위원장은 1년 넘게 꾸준히 활동하며 당 조직을 새롭게 구축하고 당원 배가 운동을 벌여왔다. 김 위원장이 전략공천을 반대하며 경선을 주장하면 이를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은 “(문 대표가 서초을로 온다는 얘기를) 요즈음 많이 듣는다. 오신다고 하면 좋다. 전략공천은 안된다. 경선해서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 이길 자신이 있다. 서초갑으로 왔으면 좋겠다. 거기에는 나올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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