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박종오 기자] 하나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주택 임대사업에 뛰어든다. 집을 짓는데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하나금융 관계사 지분이 들어간 임대주택관리회사를 활용해 직접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은행 수익의 기반이었던 이자수익이 줄자 주택 임대시장을 대체 투자처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금융권은 분석한다.
21일 국토교통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신당동 도로교통공단 부지에 임대주택을 짓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다. 최근 정부가 중산층을 타깃으로 임대주택을 늘리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을 내놓자 하나은행이 사업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국토부와 시공사 선정, 투자 방식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이다.
사업은 리츠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설사·투자자·주택임대관리회사가 공동으로 리츠를 설립해 임대주택 건설부터 주택관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투자 주관사로 참여하되 하나금융 관계자 지분이 투입된 H&임대주택관리회사도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논의 중이다. 투자금에 대한 배당수익은 물론 직접 임대주택을 운용해 수익률을 더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하나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하고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풀을 구성하고 있다”며 “아직 지분 투자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로교통공단 부지(1만 2916㎡)에 950가구 규모의 첫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하나은행을 포함한 재무적 투자자가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일부는 주택기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임대주택을 지을 리츠가 설립되면 리츠가 오는 3월 해당 부지를 공단으로부터 880억원에 사들인 뒤 공단이 이전하는 9월 이후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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