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10곳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컨설팅 보고서에서 따르면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4개 품목에 대해 속도감 있는 사업재편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간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석유화학 공급과잉 수준 및 사업재편 방안이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석유화학협회 의뢰로 컨설팅을 맡은 베인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4개 공급과잉 품목은 페트병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장남감 소재인 폴리스티렌(PS),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부타디엔러버·BR, 스티렌부타디엔러버·SBR), 파이프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이다. 이중 TPA 생산량이 634만톤(석유화학 총생산의 7.9%), 수출액이 14억7900만달러로 가장 규모가 크다.
공급과잉 품목 관련 사업재편이 필요한 기업은 총 11곳이 지목됐다. 현재 한화종합화학·삼남석유화학·태광산업(003240)·롯데케미칼(011170)·효성(004800)이 TPA를, 롯데첨단소재·LG화학(051910)·금호석유(011780)화학·한국이네오스·현대EP(089470)는 PS를, LG화학(051910)·금호석유(011780)화학은 BR과 SBR을, LG화학·한화케미칼(009830)은 PVC를 생산 중이다.
특히 산업부는 TPA 품목부터 시급히 사업재편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주 장관은 “TPA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수출액이 4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인 효자수출 품목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100% 이상 상승한 이후 수출이 70% 가량 급감한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 됐다”며 “업계에서는 조속한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또 “현재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석유화학 R&D(연구·개발) 비중을 일본(6%) 등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달라”며 “사업재편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서는 기활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세제, 금융, R&D 등 인센티브와 함께 상법과 공정거래법상 절차 간소화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오는 30일 부처 합동으로 ‘철강·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9월 이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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