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매체에 이어 TV로 유행을 전파했던 패션계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새로운 통로로 선택했다. 트렌드를 리드해야하는 만큼 사회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건 당연한 일.
오랜 역사의 패션 하우스들은 그동안 인터넷 문화를 얕보아왔었다. 하지만 주 소비자의 나이대가 젊어지고, 이들이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파악하면서 디자이너들은 홈페이지에 공을 들이고 온라인 스토어도 잇달아 열고 있다.
특히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실감하면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브랜드들도 늘고 있는 상황. 미디어의 의견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광고비도 절감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전문 블로거들의 활약도 커지자 패션계는 이들의 영향력도 인정하기에 이르렀는데,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 가을에 열린 패션위크에서 두드러졌다. 쇼 장 밖에서 셀러브리티 촬영에 만족했던 블로거에게 프론트로우의 자리를 내어준 것.
컬렉션 속보는 실시간으로 전달되었으며, 패션 기자들도 자신의 기사 마감만 챙길 것이 아니라 블로그, 트위터 관리도 병행해야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버버리, 알렉산더 맥퀸, 돌체 앤 가바나 등은 패션쇼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티켓 없이도 최신 쇼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오는 2월에 펼쳐질 패션위크 땐 이러한 변화가 더 가속화될 것임이 분명하다.
아이폰의 인기에 저항하고 있는 옴니아에 이어 안드로이드폰과 구글의 넥서스원 등이 가세, 서로 경쟁하며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면, 이에 따라 모바일 마케팅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발 빠른 패션 브랜드들은 벌써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는 중.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온라인 쇼핑과 연결되는 모바일 플랫폼을 런칭하기도.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해외 채널, 프로그램도 시청 가능하기 때문에 패션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뉴스도 더욱 흥미롭고 다채롭게 모바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변화를 가져온 주체은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
2001년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처음 사용한 말로 작년 돈 탭스콧이 같은 제목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 디지털을 접한 세대가 이민자라면, 새로운 세대는 태생부터 디지털과 함께 했기 때문에 원주민이라는 뜻이다.
자신과 비슷한 코드의 이웃, 블로거들로부터 원하는 내용을 얻고 이에 관해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만든다. 소비시장은 물론 나아가 사회문화까지 변화시킬 힘이 이들에겐 있는 것.
디자이너 도나 카란은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며 이에 대해 옷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고객과 공유하는 것으로, 드레싱룸에서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 현대적으로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브랜드와 대중으로부터 따돌림 받지 않으려면 패션 미디어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어야할 듯.
▶ 관련기사 ◀
☞오바마 가방·이건희 슈트… 잘나가는 아이템 한곳에
☞유행에 민감한 그대, '아바타 블루'에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