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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독립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사이에드 대통령이 90.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치러진 이번 대선에는 3명이 출마했다. 사이에드 대통령 외에 아야치 잠멜 후보는 7.4%의 득표율에 그쳤으며, 주하이르 마그자우이 후보는 득표율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튀니지 대선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주요 야권 인사는 출마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앞서 온건 이슬람 성향의 야당인 엔나흐다당의 라체드 간누치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 반역 음모 혐의 등으로 수감됐다.
야권 지지층 대부분이 투표 참여를 거부했으며, 이런 분위기 속에 튀니지 대선 투표율은 28.8%에 그쳤다. 이는 ‘아랍의 봄’ 이후 실시된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실제 사이에드 대통령 지지자들만 주로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투표 당일 사이에드 대통령을 향해 “법을 조작하는 파라오”라고 비난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파라오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적·종교적 최고 통치자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이집트의 왕 또는 왕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헌법학자 출신의 사이에드 대통령은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척결을 외치며 2019년 10월 취임한 뒤 튀니지를 권위주의 체제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2021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입법부, 사법부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켰으며 2022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게 국가권력을 집중시켰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자신의 압승을 예상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는 부패자, 반역자, 음모자를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