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베덴 음악감독 "경쟁력 갖춘 서울시향, 세계적 악단 만들 것"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내년부터 임기 시작
5년간 해외 공연·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등 계획
정재일 등 한국 젊은 작곡가·연주자와도 협업
취임 연주회,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첫 협연
  • 등록 2023-11-20 오후 2:33:07

    수정 2023-11-20 오후 2:33:0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 서울시향과 여러 차례 작업을 시작하며 음악의 사파리를 함께 떠나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5년 동안 서울시향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겠다.”

얍 판 츠베덴(오른쪽)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 메이플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2024년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오케스트라의 조련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63) 신임 음악감독과 함께 내년부터 5년간의 새로운 항해를 떠난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 메이플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2024년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향은 전 세계 그 어떤 오케스트라와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가 원하는 퀄리티에 도달하기 위해선 함께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며, 매번 최상의 퀄리티를 들려주고자 할 것이다”라고 정식 임기 시작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바이올리니스트로 음악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19세에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최연소 악장으로 임명되며 이름을 알렸다. 1996년부터 본격적인 지휘자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뉴욕 필하모닉과 홍콩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음악감독을 맡은 악단을 단기간에 수준급 연주 실력의 악단으로 키워내 ‘오케스트라의 조련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얍 판 츠베덴(오른쪽)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 메이플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2024년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
츠베덴 음악감독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5년간이다. 그는 임기 동안의 주요 계획으로 △오페라·발레 등 다른 예술단체 및 신인 지휘자·연주자와의 협업 △해외 순회 공연 △신인 지휘자 양성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등 4가지를 밝혔다.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은 취임연주회를 시작으로 5년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순회 공연은 내년 아시아를 시작으로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한국 작곡가의 위촉 신곡도 2025년부터 선보인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정재일에게도 곡을 위촉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정재일이 자신은 클래식을 전공하지 않았고 전문 작곡가도 아니라며 주저했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없으며 정재일의 음악이 훌륭하니 작곡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내년 1월에 있을 츠베덴 음악감독의 취임연주회는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스타덤에 오른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함께 한다. 임윤찬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협연한다. 츠베덴 음악감독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과의 첫 연주에서도 선보인 말러 교향곡 1번 ‘거인’도 함께 연주한다.

임윤찬과 서울시향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임윤찬은 대(大)스타다. 이미 훌륭한 연주자이고, 앞으로 더 훌륭한 연주자가 될 것이다”라며 “미국, 유럽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임윤찬을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 취임연주회에서 같이 작업하게 됐다”고 임윤찬과 협연하는 소감을 전했다.

손은경(왼쪽) 서울시향 대표,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 메이플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2024년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
서울시향의 2024년 프로그램은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시대별 대표 교향곡과 친숙한 협주곡으로 채워졌다.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은 바그너, 쇼스타코비치를 비롯해 브루크너 7번, 브람스 2번, 모차르트 40번, 베토벤 5번 ‘운명’ 등을 선보인다. 내년 4월 동양인 여성 지휘자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봉을 잡는 김은선을 비롯해 바실레 페트렌코, 유카페카 사라스테 등 거장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아우그스틴 하델리히 등 유명 연주자 등도 함께 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플루티스트 김유빈 등 한국 연주자들과의 협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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