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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미디어 지형을 ‘데이터·빅테크 저널리즘 시대’라고 규정한 그는 “뉴스 등 정보를 유통하는 기술업체들이 게이트 키핑을 하는 구조가 됐다”며 “잘못된 알고리즘은 민주주의를 와해시킬 수 있다. 26개 가짜 계정의 허위 정보가 300만개의 다른 정상적인 계정에 영향을 주는 일도 우리는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사는 “미국 대선 당시 각종 대선 정보를 조작한 허위 정보가 유튜브 등을 통해 난무했는데, 이를 기성 미디어가 받았고, 나중엔 도널드 트럼프까지 나섰다”며 “거짓말이 수백 번 반복되면 결국 진실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또 “필리핀에서 독재자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소 주니어가 당선된 이유도 정보 공작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필리핀 정권의 탄압과 선동, 허위조작 뉴스에 맞서 신뢰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레사는 ‘가짜 뉴스’로 떨어진 언론의 신뢰성을 다시 높이기 위해 △좋은 기술력 △올바른 저널리즘 △커뮤니티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바른 테크 저널리즘을 통해 언론이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며 “팩트를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교육이 중요하고, 중기적으로는 알고리즘 조작 등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롭고 똑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의 래플러 또한 틱톡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활용해 또한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1963년 필리핀 출생인 레사는 CNN 동남아시아 담당 기자로서 테러 조직들에 대한 탐사보도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2년 온라인 뉴스매체 래플러를 설립해 필리핀 정권을 비판해 왔다. 특히 두테르테 정권의 권력 남용과 폭력, 권위주의를 집중조명했다. 그녀는 ‘가짜뉴스’와 맞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