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을 포함한 10여개 기업의 임원진과 비공개 조찬간담회를 개최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이 모두 참석하면서 전경련의 위상회복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무역갈등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양국 갈등해결을 위해 민간차원의 활발한 교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는) 한일 무역갈등의 해결은 한미일 안보동맹을 유지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기업 차원에서 한일 기업인들끼리 교류를 활발히 해 사태해결에 기여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전경련 패싱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주한 미대사관이 전경련을 재계와의 소통채널로 선택한 것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미국측과 한국 기업과의 협력창구는 그동안 전경련이 관장하는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이뤄지는 등 주한미대사관측과는 전통적으로 협업관계가 돈독하다”고 설명했다.
한미재계회의는 1988년 이후 민간 차원 최고 경제협력 논의기구로 자리 잡아왔다. 지난 4월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한미재계회의 희장을 맡아왔으며 올해까지 30차 회의가 열렸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하계 제주포럼에 해리스 대사가 기상악화로 참석하지 못했다”며 “이 점도 이번 국내 재계인사와의 만남을 요청한 것과 관계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