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전격 발표한 2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등에 업고 5%대의 폭등세를 탔다.
3분기 실적 발표시 주주이익환원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선제적으로 실행하자 호재에 목말라 했던 투자자들이 뜨겁게 반응했다. 거래대금이 1조원을 뛰어 넘어 근래 보기 드문 폭발적 거래를 보여줬다.
주주이익환원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이같은 폭등세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증권가에서 예상해오던 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가의 지분율이 워낙 낮아 인적분할시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었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가져가는 한편으로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대주주인 삼성SDS의 가치를 높여 재원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상장한 삼성SDS가 급등세를 타는 한편으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그런 부담은 상당부분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대로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 일가와 계열사의 예산 제약에 더해 순환출자 금지에 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추가 확보하려는 필요성에서라면 그 매입 가능 주체는 삼성전자일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공정거래법 상 삼성전자지주회사가 삼성전자사업회사 지분을 20%이상 보유해야 하는 지분율 요건 충족이 대부분 이뤄진다”며 “자사주를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적극 활용한다면 삼성전자는 현 체제 아래에서도 선택에 의해 지주회사 전환이 수월해진다”고 분석했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며 “앞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문제가 해결된 이후 삼성전자 분할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