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 이정혁 기자]명지대학교 재단인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대한전선 계열 건설사인 TEC건설과 땅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명지학원이 TEC건설로부터 땅을 인수하고도 땅값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게 골자다. TEC건설은 옛 명지건설로 명지학원 계열사였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뒤 2007년 대한전선으로 넘어간 바 있다.
TEC건설은 명지학원이 이 회사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고서도 5년째 양수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경영상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6일 밝혔다. TEC건설 측에 따르면 명지학원은 이 회사와 지난 2007년 10월 당시 명지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명지대 용인캠퍼스 내 ‘엘펜하임 실버타운(노인기관)’을 명지학원이 양수하고 2010년까지 대금 249억원을 6회에 걸쳐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명지학원은 TEC건설에 대금을 지급한다는 계약과는 달리 지금까지 대금을 납입하지 않고 있고, 현재 원금과 이자, 기타 우발채무 등을 합쳐 명지학원이 TEC측에 변제해야 할 금액은 450억원을 넘는다는 게 이 회사 설명이다.
TEC건설은 이미 지난 5년여 기간 30여차례에 걸쳐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변제받을 권리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명지학원 측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법인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고,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을 처분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들어 변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TEC측은 지적했다.
TEC건설 측은 “명지학원은 양수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법을 내세워 양수대금에 대한 변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이 때문에 TEC건설의 경영악화가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명지대학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재단과 과거 계열사와의 문제로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라며 “재단 측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답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