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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두산그룹 수장에 오른 박정원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현장’에서 모든 해답을 찾겠다는 것.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장기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경영환경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장 판단과 빠른 대응만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믿음에서다.
박정원 회장은 “현장에서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두산’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그룹 경영 정상화와 신사업 본격화라는 막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다행히 어느 정도 큰 산을 넘은 상태다. 지난해 총 7349억원의 비용을 들여 인력·사업 구조를 대폭 개선했고 현재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다. 다음 달 매각 완료시 유입되는 1조13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부채비율을 203%까지 떨어뜨릴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자회사 두산밥캣을 상장해 약 80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차입금 상환은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용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박용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 활동하며 그룹 재건에 나서는 조카 박정원 회장을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18조9604억원, 영업이익 2646억원, 당기순손실 1조7008억원을 기록한 두산그룹은 올해 매출 19조5871억원, 영업이익 1조4663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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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시작한 연료전지 사업은 작년에 이미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연료전지 사업에서 수주 5875억원, 매출 1684억원을 올린 ㈜두산은 올해 8452억원 수주, 408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수익성을 더욱 높인다는 생각이다.
면세점 사업은 박정원 회장의 취임 이후인 5월에 시작하는 만큼 경영역량을 평가받는 첫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두산은 사업비 595억원을 투입해 동대문 두산타워 빌딩 9개층을 면세점 매장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와 면세점 사업을 조기에 목표궤도에 올리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아 모든 부문에서 신규사업 개발 시도가 이뤄지도록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회장은 고(故) 박승직 창업주(1세대), 고 박두병 창업 회장(2세대)에 이어 두산 오너가 4세에 해당한다.
그는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직후 옛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 뉴욕지사 사원으로 입사했다. 1989년 미국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2년 일본 기린맥주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는 ‘남의 밥을 먹어봐야 안다’는 두산그룹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후 동양맥주와 오비맥주에서 임원을 지내다 1998년 ㈜두산 관리본부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두산건설 부회장을 거쳐 2009년에 두산건설 회장, 두산베어스 구단주 등에 올랐다. 2009년 당시 박 회장은 두산가 4세 중 처음으로 계열사 회장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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