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의 집행유예 출소로 자신감을 회복한 한화가 기존 백화점 사업에 이어 면세점까지 유통사업 영토를 넓히게 됐다. 한화의 가세로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 신라(호텔신라(008770)), 신세계(004170)와 함께 4파전으로 확대됐다.
한화타임월드는 앞으로 5년간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제주공항 면세점은 409㎡(124평) 규모로 여객청사 국제선 3층에 있다. 다른 면세점과 달리 화장품과 주류, 담배 등을 모두 팔 수 있는 단일매장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국내 대표적인 알짜 사업장으로 통한다. 제주공항 면세점 매출은 2011년 265억원에서 지난해 611억원으로 131% 급증했다.
애초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은 한화와 신세계의 2파전이었다. 그간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해왔던 롯데면세점 뿐 아니라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도 이번 입찰을 포기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면세점 사업에 대한 ‘대기업 쏠림’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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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주공항 면세점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흑자 면세점인 데다 신규 사업자가 진행하기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갤러리아 입장에서는 제주공항 면세점이 기존 백화점의 강점을 살리고 면세점 운영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적절한 규모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갤러리아 전략실 상무는 “갤러리아의 외국인 마케팅 노하우를 접목할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연계하고 제주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각적인 운영 안을 마련해 작지만 강한 면세점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면세점 사업자는 유통 대기업인 한화의 진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에 이어 한화까지 면세점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면서 “9월 예정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도 과열 양상을 띄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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