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가상자산 내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3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급락해 4만 10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긴축 예고에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가운데,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시위로 채굴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부각된 탓이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비트코인 채굴 허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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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5시 4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64% 하락한 4만 1691.07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 연준이 조기 통화 긴축을 시사한 5일(현지시간) 오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4만 2646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9월 말 이후 처음으로 4만 3000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후 카자흐스탄 유혈사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4만 1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5월 중국 당국의 채굴 금지령 이후 중국 채굴업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새로운 비트코인 채굴 허브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발발했고,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경제 중심지이자 최대 도시인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에선 인터넷 서비스가 차단됐다. 이에 따라 현재 카자흐스탄 내 비트코인 채굴의 15% 가량이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굴 속도를 뜻하는 해시레이트도 10% 넘게 떨어진 상태다.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전 세계 해시레이트에서 카자흐스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1%로 미국 다음으로 크다.
CNBC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올해부터 채굴업자에 대한 추가 과세 등을 예고한 데다, 유혈사태까지 발생해 채굴업자들이 정치적 불안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 내 채굴업자들이 다른 국가로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