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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환시장, 157엔 돌파시 당국 개입 가능성 경계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13일 “일본 당국으로 추정되는 두 차례 개입 이후에도 미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55엔대 후반까지 하락했다”면서 “미국의 4월 CPI 발표 이후에는 달러·엔 환율의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157엔선을 중심으로 일본 정부와 외환시장 사이에 세 번째 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의 개입 시점이 달러·엔 환율이 157엔대에 진입했을 때로 지목된 이유는 앞선 두 차례 개입이 160엔과 157엔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첫 개입 때까지만 해도 시장은 160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했으나, 두 번째 개입 이후엔 157엔에서도 일본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환 전략가는“24시간 365일, 공휴일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당국의 두 차례 개입으로 지난 3일 15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던(엔화가치는 상승) 달러·엔 환율은 불과 1주일 만에 4엔 이상 상승해 지속적으로 156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는 155.80~155.81엔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에자와 후쿠사 금융시장 담당 본부장은 “일본은행(BOJ)은 (추가) 금리인상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13일 이후 꾸준히 달러·엔 환율 상승이 계속되는 것이 메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일본 당국 역시 개입 효과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를 저지하는 데 그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엔저를 막으려는 이유는 일본의 경제 경쟁력, 나아가 국력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출 기업엔 가격 경쟁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겠지만, 수출·수입 기업을 막론하고 원자재 비용 상승을 야기한다. 이는 일본 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BOJ의 추가 긴축 압박을 심화해 현실화하면 국채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장기금리 격차가 줄어들 때까지 최대한 버티겠다는 게 일본 당국의 개입 의도로 파악된다.
15일 美 4월 CPI 발표 주목…변동성 확대할 듯
반면 시장 예상을 웃돌아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확산할 경우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후퇴하게 된다. 즉 달러·엔 환율이 재차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고조돼 이전처럼 160엔까지 급속도로 상승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일부 헤지펀드는 ‘리버스 녹아웃 옵션’이라는 파생상품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이는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엔저가 진행될수록 이익을 얻는 상품이다.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수석 외환 전략가는 “펀더멘탈에 따른 엔저를 상정하는 한편, 일본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그 폭은 크지 않다고 보고 이러한 거래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RBC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인 마크 다우딩은 “개입은 시장의 움직임을 둔화할 수 있지만 큰 전환점은 되지 않는다. BOJ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일본 정부와 BOJ가 보조를 맞춰 엔저 흐름을 멈출 수 있는 전략을 반영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