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흡수 효율 8배 높인 약물 전달 기술 개발

기초과학지원연, 전북대, SNJ Pharmaceutical 연구
  • 등록 2023-11-07 오후 1:48:34

    수정 2023-11-07 오후 1:48:3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8배 높여 입속(경구)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정혜종 광주센터 박사 연구팀이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이고, 경구 복용을 통해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공동연구자 사진.(왼쪽부터)정혜종 기초과학지원연 박사, 홍성출 전북대 교수, 김현진 SNJ Pharmaceutical 대표.(사진=기초과학지원연)
약물이 몸속으로 흡수되는 효율을 생체이용률이라 한다. 소수성 물질은 친수성인 소화액에 녹지 않아 소화관을 통해 인체로 흡수되는 효율이 낮아서 먹는 약으로 개발될 수 없다. 신약 후보물질 중 70% 정도가 약효가 뛰어나지만, 생체이용률은 15% 미만으로 낮아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버려진다. 주사제 용액도 친수성이기 때문에 소수성의 약물 후보물질은 주사제로도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니클로사마이드를 이용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약물 후보물질이지만, 소수성이기 때문에 생체이용률이 저조해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인체 콜로스테롤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담즙산은 세제와 유사한 역할을 해서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녹게 한다. 장에 도달한 담즙산은 장간 순환에 의해 간으로 다시 흡수돼 혈류로 돌아 몸속으로 전달된다.

연구팀이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 투여한뒤 혈액에 남은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났다. 비교 실험한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의 생체이용률(4.8%) 보다 약 8배를 넘는 수치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후 7일 동안 나타난 햄스터의 체온, 체중의 변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을 투여하지 않거나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이 투여된 대조군의 햄스터는 4일 만에 모두 죽었다. 반면, 나노 전달체 기술이 적용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 실험군의 햄스터는 정상 체온과 체중을 유지하면서 생존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을 비롯해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도 높은 효율로 몸속에 전달시켜 신약 개발에 활용성이 높다고 봤다.

정혜종 기초과학지원연 박사는 “항비만 펩타이드나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다”며 “조만간 니클로사마이드가 각종 바이러스는 물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에는 홍성출 전북대 의대 교수, 김현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SNJ Pharmaceutical 박사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감염병 치료제 분야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온라인판에 지난 9월 21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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