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석유·가스주의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시 정유사의 재고평가 이익이 증가하고, 유가에 후행하는 가스 가격도 오를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 연말 국제유가가 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석유·가스주의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인천 영종도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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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Oil(010950)은 이날 7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7월14일) 6만7900원 대비 1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096770)은 16만3700원에서 18만4200원으로 12.5% 뛰었다.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둔
GS(078930)는 3만8950원을 기록해 전월(3만7950원) 대비 2.6% 올랐다.
극동유화(014530)도 4110원에서 4315원으로 5.0% 상승했다.
가스주도 오름세다.
서울가스(017390)는 이날 7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쳐 한 달 전(6만7900원)보다 5.2% 올랐다.
SK가스(018670)는 12만2100원에서 12만4600원으로 2.0% 상승했다.
최근 들어 정유 및 가스주의 상승 흐름이 뚜렷해지는 건 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45% 오른 83.19달러에 거래 마쳤다. 한 달 전(7월14일) 75.42달러와 비교하면 10.3% 상승했으며, 7주 연속 상승세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남과 동시에 정유마진이 상승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천연가스는 국제유가 가격에 후행하는 경향을 띠는 만큼 가스업체들 역시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는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유가가 90달러까지 근접해 정유 및 가스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20만배럴에서 15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등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WTI 기준 배럴당 90달러에 근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SK이노베이션 및 S-Oil의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화할 경우 유가 상승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2로 올해 3월 이후 50 미만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 물가지수 하락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중국의 하반기 원유 수입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