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소신파로 분류됐던 금태섭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 시위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2020년 당에 쓴소리를 남기며 탈당한 금 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같은 날 오전 출근길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대통령의 답변을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가 계속되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글쎄, 뭐,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에 대해 금 전 의원은 “‘법으로 시위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자제를 호소드린다. 마을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과격한 시위를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통합으로 나아가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편을 겪고 계신 문 대통령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정도의 답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나름의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이어 “‘양념’ 발언을 했던 문 전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지지도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법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고 정치를 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속으로 법률가 출신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정치가 실종되어 가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도 했다.
금 전 의원은 또 “며칠 전부터 이 얘기가 나왔는데 주변에 이 정도 얘기해 줄 사람이 없나”라며 “여기가 정말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지점이고 따라서 이 발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리가 없는데 눈치들을 보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주차중인 문 전 대통령 반대 단체 집회 차량 (사진=연합뉴스) |
|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시위를 빙자한 욕설과 고성방가를 용인하고 양산 주민의 고통을 방치해야 한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자연인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자 하는 퇴임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인 괴롭히기가 가해지고 있다”며 “이것이 어떻게 국정을 총책임지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정책적 의사 표현과 같은 무게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인식은 대단히 문제적”이라며 “오늘의 발언은 평산 마을의 무도한 시위를 부추기고, 욕설 시위를 제지해야 할 경찰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또 “오늘(7일) 윤 대통령의 발언에는 대통령 집무실 주변 시위에 대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며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대통령이 국민의 호소를 귀 기울여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