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효과에 기지개 켠 현대차 3인방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동반 급등
원·달러 소폭 내렸지만…원·엔 환율 1000원 돌파
中 판매 부진은 여전한 리스크 요인
  • 등록 2015-08-25 오후 3:11:29

    수정 2015-08-25 오후 3:11:2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환율 효과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현대차(005380) 3인방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25일 주식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3.51%, 5000원 오른 1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15만2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현대차 주가가 장중 15만원을 회복한 것은 지난 3일 이후 약 20여일만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4.85% 올랐고 현대모비스(012330)도 1.80% 상승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을 터치하면서 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가는 지난 2010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199.0원이었다. 이날은 남북회담 합의로 환율 역시 다소 안정세를 찾으며 3.7원 내려간 1195.3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원·엔 환율이 10개월여만에 장중 1000원을 돌파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인 자동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매수 상위 창구에 CS증권과 모건스탠리가 자리하고 있어 외국계 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매입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지난 7월20일에는 장중 12만3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세와 사상 첫 중간배당 시행 등 주주환원책 강화까지 이어지면서 상승세에 시동을 걸기 시작해 이날 15만원대까지 회복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때문에 원화 약세인데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서도 원화 경쟁력이 생기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약세로 흘러가다 남북회담 결과로 강세 전환했음에도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한 것에 대해 시장이 점수를 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육박하면서 대표 수출주인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기아차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6% 증가하는 대표적 수혜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현대차가 불참을 선언한 것도 리스크 해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면 보유 주식을 던질 것이라는 외국인이 많았다”며 “이에 불참하면서 외국계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일정 부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형 아반떼에 대한 기대가 높고 9월 중국과 유럽에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시장 부진은 여전히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중국시장 누적 점유율은 9.2%로 지난 4월 10%보다 줄었다. 판매량 역시 지난 3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16만1553대에서 지난달 8만4168대로 절반 가량 쪼그라들었다.

고 연구원은 “여전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마켓의 구매력 약화라는 부정적 요인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며 “하지만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부정적 요인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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