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5곳의 사모투자펀드 중 MBK파트너스 인수 펀드에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메자닌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적격인수후보인 다른 PEF 운용사들로부터 투자 여부를 논의해 온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기로 최종 결정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출자자인 국민연금이 인수가격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투자 파트너가 되기로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로써 다른 적격인수후보들이 불리한 형국이 됐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이 투자를 검토하면서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공동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만큼 국내 기관의 자금이 MBK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들간 각축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홈플러스 인수전은 예상가격이 7조원으로 거론되고 있어 자금 증빙력이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PEF는 단일 투자건에 대한 자체 투자 여력이 많아야 1조원 수준이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해 3조원 수준의 지분 인수 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 4조원은 인수금융을 통한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 은행들과 오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MBK는 인수금융 확보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막강한 인수금융단인 신한은행,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최근 구속력있는 투자확약서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조원 규모의 주권 인수금 조달용 펀드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MBK는 자체 블라인드 펀드에서 8000억원 가량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MBK는 3호 블라인드 펀드가 26억7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국민연금 측은 이에 대해 “홈플러스 인수펀드에 사전적으로 출자를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