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산 수출, 목표치 '반타작'…내년에도 '계엄' 후폭풍에 우려↑

정부, 당초 목표치 200억 달러 설정했지만
계약 체결 지연으로 100억 달러 수준 그쳐
계엄 사태 이후 주요국 관계자 방한 꺼리는듯
정부 당국, '서한' 발송 등 신뢰 회복 골몰
  • 등록 2024-12-30 오후 4:34:19

    수정 2024-12-30 오후 6:57:3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올해 국산 무기체계의 수출 규모가 1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목표로 잡았던 200억 달러의 절반에 그치는 셈이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로 해외 주요 방산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내년 방산 수출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방산수출 계약 규모는 내년 초 집계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정부 목표치였던 200억 달러엔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폴란드 K2 전차 추가 수출 건에 대한 계약이 연내 체결될 경우 150억 달러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와 호르헤 사파타 페루 육군조병창 대표가 지난 11월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한-페루 양해각서(MOU) 및 계약 체결식에서 육군 지상장비협력 총괄협약서에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2027년 방산수출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올해 2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에도 200억 달러를 목표로 삼았지만, 130억 달러에 그쳤다. 폴란드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한 2022년 173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23년 130억 달러, 2024년 1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물론 올해 들어서도 폴란드, 루마니아, 페루, 이라크 등과 총 14건 내외의 무기체계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 조선업 최초로 미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올해 10월까지 페루 해군 함정 건조 계약과 페루 육군 장갑차 계약 등 5억 달러 이상 수주한 것도 성과다. 이라크와 1357억 원 규모의 관용헬기 ‘수리온’ 수출 계약도 체결해 국산 헬기의 첫 수출에 성공한데 이어 이라크 군으로의 사업 확대도 예상된다.

하지만 폴란드와 K2 전차 계약 체결이 미뤄지면서 수출 실적도 줄어들게 됐다. K2 전차의 계약 규모는 70억 달러 수준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12월 정권 교체 이후 한국의 정책금융 지원 부족 문제와 현지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협상 등이 난항을 겪으며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9일 급히 폴란드로 날아가 베이다 폴란드 국방차관과 만나기도 했다.

게다가 국내 정치 불안으로 방산 수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방한 중이던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한국형 기동헬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했다. 한국산 방공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공군방공사령관도 이달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2024년 주요 수출 무기체계 (출처=방위사업청)
정부 당국은 비상계엄 후폭풍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방산협력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국내 방산업체들의 활동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방산협력 주요 29개국에 발송하는 등 신뢰 유지에 안간힘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방산수출을 포함한 해외 정부와의 협력일정은 정상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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