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역연합’ 출범에 대구·경북 통합도 탄력 받나

대전·세종·충북·충남 초광역 협력 특별지자체 첫 선
도로철도 구축·바이오 육성…지자체·광역 사무 담당
광역권 묶는 2개 틀 ‘특별지자체’·‘행정통합’
“새만금도 특별지자체 논의…구체화 단계는 아냐”
“지역소멸 반전 시도…통합 논의도 지속되길”
  • 등록 2024-12-18 오전 11:53:08

    수정 2024-12-18 오전 11:53:08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로 구성된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이 18일 출범한다. 2022년 관련 제도가 시행된 이후 특별지자체가 출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다른 지역에서의 특별지자체 출범은 물론, 탄핵정국으로 인해 답보상태에 빠진 대구·경북 통합 등 행정체제 개편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특별지자체는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광역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설치하는 지자체다. 2022년 1월 특별지자체의 구체적인 설치 및 운영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법률이 시행되면서 제도 활용이 가능해졌다.

특별지자체는 별도의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구성해 규약으로 정하는 사무 범위 내에서 인사·조직권, 조례·규칙제정권 등의 자치권을 가진다. 기존의 행정협의회나 자치단체조합과 달리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나채목 행안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광역권을 하나로 묶어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수단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대구·경북처럼 시도 통합이고, 이번 충청광역연합처럼 특별지자체가 있다”며 “이는 각 시도에서 기능 및 사무들을 떼어내서 일종의 공동합자회사를 만드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대구·경북 통합은 인수합병(M&A) 개념이고, 특별지자체는 조인트벤처라는 얘기다.

충청광역연합은 충청권 4개 시도가 수도권에 버금가는 단일 경제·생활권을 형성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뒤 첫 번째 특별지자체로 출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충청광역연합의 조직은 사무처 41명과 의회 사무처 19명 등 2개 사무처 60명으로 구성된다. 연합을 구성한 지자체 4곳의 공무원들이 사무처로 파견돼 근무한다.

초광역 도로·철도·교통망 구축, 초광역 산업(바이오·모빌리티·코스메틱 등) 육성 등 자치단체 이관사무 20개와 국가 위임사무인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운영(국토교통부) 등 단일 시도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광역사무를 수행하게 된다.

충청광역연합은 지역 내 총생산 290조원 규모의 충청권을 광역 생활경제권으로 묶어 시도 경계를 넘어서는 초광역 교통망을 조성하고, 각각의 산업기반을 공동 활용해 권역 전체의 산업역량을 확보하는 등 권역 차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했다.

행안부 앞으로도 충청광역연합처럼 특별지자체 출범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시군구간 논의가 진행중인 곳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새만금 권역이다. 이 지역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이 한 광역권으로 묶여 있다.

나 과장은 “새만금을 관리하는 특별지자체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는 형성돼 기획을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특별지자체는 하나의 틀이고 거기에 어떤 기능을 넣어서 운영할지 등은 해당 지자체에서 만들 수 있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시도 간 특별지자체 협의가 이뤄지는 곳은 없다. 부산·울산·경남이 ‘메가시티’를 내세우며 규약까지 만들었지만 올스톱된 상황이고, 광주·전남에서도 얘기는 나왔으나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시도 간 또는 시군구 간 통합, 특별지자체 출범 논의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분위기에 편승해 잠시 주춤한 대구·경북 통합 등 행정 체제 개편 논의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나 과장은 “특별지자체 출범이 행정통합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은 없지만, 특별지자체가 출범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서 효능감이 느껴지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대전·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지역소멸을 막고 반전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행정통합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대구·경북 외 행정통합을 논의중인 곳은 대전·충남, 부산·경남이 있다.

한편 충청광역연합 출범식은 18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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