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이재용 체제와 B2B기업 삼성전자

  • 등록 2015-10-21 오후 3:35:55

    수정 2015-10-21 오후 6:54:16

[조영훈 부국장 겸 산업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해 5월이었다. 벌써 1년 5개월이 지난 셈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실질적인 삼성그룹의 선장으로서 넘어야 할 여러 고비를 헤쳐나가며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았다. 승계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첫번째 관문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숙주로 꼽힐 때는 직접 고개숙여 사과에 나섰고 메르스 사태는 수습됐다. 올 들어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됐지만 ‘JY 웨이’로 정면 돌파해 3분기 7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만들어냈다.

안도할만도 하지만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연말 구조조정론’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까닭은 이렇다. 삼성전자 조직과 인력이 휴대폰 사업이 정점에 달했던 ‘영업이익 30조원’에 맞춰져 있어 비대한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그런 호시절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해제본으로 따라붙는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을 놓고 삼성 내부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어떠한가. 삼성전자는 실질적인 JY체제로 들어서면서 패러다임 시프트를 경험하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및 스마트폰이 견인하던 B2C 사업구조에서 반도체가 중심이 되는 B2B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은 CE 부문에 이어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IM) 부문도 성숙기로 들어섰다. 20여명의 인력이 만들어낸 루나폰은 이 같은 현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에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자리잡았다. 10여년간 진행된 반도체 치킨게임은 이미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전쟁의 승자라는 것은 이들의 기업실적에서 나타난다. D램 가격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잠재력이 높은 모바일 D램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쾌속 성장한 데 이어 인도·동남아시아, 러시아와 중남미 등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프리미엄 고가폰 시장이 축소되면서 스마트폰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했다. 하지만 반도체는 다르다. 수율이 개선되고 보다 집적도를 높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JY가 경영권 행사에 나선 시점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100만~150만원의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8월말을 저점으로 움직이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더 이상 IM, CE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기대하기어려워진 반면 부품(DS)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삼성전자가 B2C 기업에서 B2B를 주축으로 한 모습으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는 향후 삼성전자 주가에도 새로운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추격을 시작하고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대응하겠지만 이미 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백색가전이 IoT(사물인터넷)로 연결되는 환경은 누가 봐도 백색가전보다는 반도체 제조사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의 밑그림을 JY가 그렸다면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손예진, 출산 후에도 여전
  • 돌고래 타투 빼꼼
  • 한복 입은 울버린
  • 관능적 홀아웃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