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임베디드SW]①자동차 등 첨단산업 날개 다시 달아준다

임베디드 SW로 산업 업그레이드
자동차 임베디드SW 세계 진출 러쉬
의류 헬스케어 제조산업 IT 융합 활기
  • 등록 2014-01-28 오후 3:56:36

    수정 2014-01-28 오후 3:56:3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BMW의 무인자동차, 구글의 구글글래스, 노스룹그루먼의 로봇헬기 등 요즘은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시대다.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를 집집마다 한대씩 보유할 날도 머지않았다. 이런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마법의 열쇠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에 있다. 임베디드SW는 말 그대로 하드웨어 안에 내장하는 시스템으로 융합의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다. 만능퍼즐과도 같아 어떤 시스템에 끼워넣을 수 있는데다 장착효과도 일반소프트웨어의 배에 달해 파급력이 크다. 이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물밑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세계 자동차 시장 파고든 ‘메이드 인 코리아’

임베디드SW는 스마트 자동차, 스마트 전투기, 스마트 의류 등 활용범위를 날로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생활가전 등 주력산업의 재도약에도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형 자동차 기술(이데일리 DB)
자동차 한 대에는 A4 용지 400만장 분량의 임베디드 SW 내장된다. 전자제어장치(ECU)와 같은 40여대 컴퓨터가 1000여개의 반도체 칩을 작동 및 제어하며 최적의 주행이 이뤄지도록 자동적으로 조절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업체 오비고는 지난 3년 간 약 1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웹표준 기반의 차량용 웹 브라우저를 개발했다. 차량용 웹 플랫폼은 자동차의 헤드유닛과 대시보드에 탑재돼 음악 라디오 공조 차량정보 등 기존 서비스와 웹 앱 실행 앱스토어 생태계를 포함하는 웹서비스 환경을 지원한다. 한마디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를 만드는 셈이다. 운전자가 블루링크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시동을 미리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차량 실내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주차한 위치가 기억나지 않을 때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마지막으로 시동을 끈 장소를 확인할 수도 있다.

송병수 오비고 이사는 “이 기술을 통해 해외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며 “연간 매출액 중 자동차 임베디드SW 분야의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똑똑해진 옷..알아서 ‘척척’

임베디드SW기술은 의류에도 접목됐다. 코오롱글로텍은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기술융합을 시도하던 중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어 보온성을 유지해주는 기능성 섬유 히텍스(HeaTex)를 개발했다.

전도성 고분자 인쇄기술, 전자회로 개발기술, 전자 디바이스 융합 기술 이상 세 가지 섬유의 전자화 기술을 활용해 리모콘을 통해 온도조절이 가능한 기능성을 가지면서도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 의류를 만들었다. 소형 배터리팽을 장착하면 2분 안에 35~40도까지 온도를 올려주고 양쪽 소매 윗부분엔 광섬유가 삽입돼 있어 어두운 밤에도 쉽게 눈에 뛸 수 있다.

코오롱글로텍 미래기술센터 관계자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2년만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 단계까지 성공했다”며 “현재 섬유와 IT 융합을 확산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추가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U헬스전문기업 인성정보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건강을 체크하고 상담까지 받는 임베디드SW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혈압, 혈당, 체지방, 산소포화도, 전자청진기 등의 개인의 건강 상태를 스마트 기기로 측정해 알아서 건강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미국 AMC헬스케어에 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공작기계 생산 전문업체 화천기계는 임베디드 SW를 공작기계에 접목한 ‘스마트Ua(사진)’을 개발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기존 공작기계는 가공 전에만 6시간의 준비가 필요했지만 스마트Ua에서는 11분 만에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라도 단순 번튼 조작만으로 작업이 가능한데다 작업에 필요한 인력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업무 효율이 늘며 생산성은 4배 높아지고 비용절감까지 이룬 것이다.

대·중·소 상생 생태계 조성 반드시 필요

문제는 공정한 벤처생태계의 구축이다. A업체 관계자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개발하고 나면 대기업이 소스만 빼 간 후 비슷한 SW를 자체개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대기업에 약자일 수밖에 없어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소수 대기업이 대부분의 시장을 독점하고 벤처기업을 자사와의 하청 구조 속에 묶어두려는 불공정 거래 관행이 시정되지 않는 한 벤처 생태계의 구축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정현 임베디드소프트웨어 시스템산업협회 실장은 “시스템을 만드는 대기업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중소기업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이 바로 이 분야”라며 “조화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을 IT에 접목해 고부가가치로 창출할 수 있는 근간이 임베디드SW산업인데 현재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해외에서 사오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될 때 인재도 모이고 산업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임베디드SW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일자리창출과 창조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휴대폰, 디지털TV, 게임기 등 거의 모든 디지털제품의 하드웨어에 내장되는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별도의 운영체제에서 따로 설치 사용하는 것이 아닌 제품 자체에 ‘끼워져 있다(embed)’는 의미에서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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