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흔해"…요즘 마트서 다시 떠오른 '이 과일'

돌아온 '전통 포도' 캠벨
이마트 포도 내 캠벨 비중 3년 만에 30%대 회복
재배면적 역전에 '흔해진' 샤인머스캣 '귀해진' 캠벨
  • 등록 2024-08-26 오후 3:25:26

    수정 2024-08-27 오전 9:58:2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름 제철 과일인 포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포도계의 에르메스’로 꼽히며 고급 과일로 자리 잡은 샤인머스캣 인기가 주춤한 새 전통 강자였던 ‘캠벨얼리’(캠벨)를 찾는 수요가 살아나면서다.

27일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7월1일부터 8월20일까지 포도 매출액에서 캠벨이 차지하는 비중은 36.0%로 3년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여름철인 7~8월 포도 내 캠벨 매출액 비중은 2022년 27.8%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포도 매출액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연속 절반을 넘겼지만 올해 50.6%로 지난해보다 2.3%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그 비중이 축소됐다.

이마트 용산점에 진열된 캠벨얼리 포도. (사진=이마트)
(2024년은 7월1일부터 8월20일까지 기준, 자료=이마트)
포도 하면 떠오르는 탁한 보랏빛의 캠벨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품종으로 여름철 즐겨 먹는 국민 과일이었다.

캠벨의 입지를 위협한 존재는 샤인머스캣이었다. 2014년 처음 유통되기 시작한 샤인머스캣은 과일 자체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빙수, 음료, 과자 등으로도 활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샤인머스캣 열풍은 농가로도 이어졌다. 농가는 무게당 가격이 3배 이상 높았던 샤인머스캣 농사에 뛰어들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019년 1867㏊에 불과했던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지난해 6458㏊로 245.9% 늘어난 반면, 캠벨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6041㏊에서 4310㏊로 28.7% 축소됐다.

포도 재배면적 비중으로 보더라도 캠벨은 2019년 47.7%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 29.3%로 20%포인트 쪼그라든 데 반해 샤인머스캣은 같은 기간 14.7%에서 43.1%로 상승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가에서 흔한 포도 품종은 샤인머스캣이 된 셈이다.

캠벨이 샤인머스캣보다 희귀한 품종이 되면서 캠벨 품종과 샤인머스캣 품종의 간 가격 격차도 좁혀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019년(매해 7월 기준)만 해도 1㎏당 도매가격이 샤인머스캣 2만 2882원, 캠벨 6596원이었지만 올해 샤인머스캣 1만 2221원, 캠벨 1만 1원으로 조사됐다. 샤인머스캣 대비 캠벨 가격이 2019년 29%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1년 39%→2022년 56%→2023년 69%→2024년 82% 등으로 점차 높아졌다.

유통업계에서도 캠벨에 다시 관심을 두고 있다. 이마트는 29일까지 지리산·송산·대부도 캠벨 포도 1.5㎏를 1만 59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김효진 이마트 포도 바이어는 “캠벨 포도가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기존 우수 농가 위주로 재편되고, 품질이 상향평준화하면서 고객 반응도 좋다”며 “늘어나는 캠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산지를 발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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