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남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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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아세안은 어떤 강대국의 대리인도 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우리의 배(아세안)를 파괴적인 경쟁의 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우리는 지도자로서 이 배가 계속 움직이고 항해할 수 있도록 보장해왔으며 모두가 함께 평화와 안정,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 선장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이를 위한 장기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남중국해에서 아세안 일부 회원국들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현재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가 위치한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남해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가 2016년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최근 공식 발간한 표준 지도에 남중국해를 자국 영토로 표시해 관련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로이터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중복되는 아세안 일부 회원국들은 중국을 경계하고 중국의 지도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6~8일 진행되는 아세안 회의에는 22개국 정상급 인사와 9개 국제기구가 참석한다. 각국 정상들은 아세안+3(한미일) 정상회의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18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전략적 성격의 포럼인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다양한 다자간 회의 및 양자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