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전자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이후 조이언트는 삼성전자 미국법인 산하 독립법인으로 운영된다. 정확한 인수금액이나 조건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조이언트는 200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세계 15개 클라우드 업체를 평가한 결과 ‘클라우드 안정성’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동부와 서부, 네덜란드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세계 클라우드 공룡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IBM과 경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는 AWS로 3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AWS의 매출액은 25억7000만달러(약 2조9673억원)로 전년 대비 무려 64% 증가했다. 2~4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이 차지했는데 3개 업체의 점유율 합산치는 22%다. 이어 알리바바, 센추리링크, 후지쯔 등 20여개 업체가 합산 점유율 27%로 뒤를 이었다. 즉 이미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80%를 유력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클라우드 공간이 필요한 자체 서비스의 안정화에 주력하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이 더이상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페이’, ‘S헬스’, ‘녹스(Knox) 등 스마트폰 연계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접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굳이 직접 회사를 인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이미 AWS의 대형 고객사로 회사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AWS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에 올려야 하는 데이터량이 적다면 AWS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되지만 향후 삼성페이, S헬스 등 서비스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아예 직접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가진 업체를 인수해 쓰는 게 낫고, 이번 조이언트의 인수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또다른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아마존, MS처럼 ‘리전(Region·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2~3개 데이터센터의 군집)’을 세계 곳곳에 지어야 하는데 이는 하루 아침에 가능하지 않다”며 “삼성의 이번 인수는 하드웨어 전문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겸비한 사업자로서 자사 서비스를 더 잘 운영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