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대표 "개인 창업·창작자와 상생하겠다" (일문일답)

"연매출 1억원 넘는 소상공인·창작자 1500명 키우겠다" 포부
대기업 위주의 우리 경제에 '새 숨통' 모색 시사
  • 등록 2016-04-25 오후 2:53:02

    수정 2016-04-25 오후 2:53:02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네이버(035420)가 1인·소규모 업자를 위한 인터넷 플랫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개인 창업과 콘텐츠 창작자의 플랫폼이 돼 이들과 상생 성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5일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위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연매출 1억원이 넘는 소상공인·창작자 1500명을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우리 경제에 새 숨통을 튀우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최근 골목상권 침투로 논란이 되고 있는 O2O 비즈니스 플랫폼에 대한 생각도 언급했다. 그는 “‘기존의 질서를 파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없던 가치를 창출하느냐’ 이것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
이날 김 대표는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 구글에 대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판결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변화에 따라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 문제 등에 대해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EU 집행위원회의 구글 반독점 판결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과거 넥슨의 주식 취득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개인적인 문제로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MCN이 대세라고 하는데 동영상 크리에이터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번에 특별히 다루지 않은 이유는?

△물론 동영상 프로젝트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네이버에도 웹툰이나 V앱같은 게 있다. 그것과 동영상은 다른 키워드라고 생각해서 뺐다. 기왕 질문을 동영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김상헌 네이버 대표)

△오늘 자리는 사실 개인 창작자를 위한 자리다. 동영상은 개인이 움직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굉장히 소규모이면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실제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사업화할 수 있는 것을 갖고 나왔다.

일단 동영상은 뷰티를 위주로 하고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로 해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웹드라마는 이미 시작했다. 유통에 애를 많이 썼다. 제작까지 할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 네이버에 의미있는 투자라면 고려해보겠다. 대형 프로젝트로 본다면 아직은 답을 못 내렸다. 결론을 못 내렸다.(한성숙 서비스 총괄)

-글로벌 플랫폼 라인에 대한 활용 얘기가 안 나왔다. 글로벌 전략에 있어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라인은 당연히 활용한다. 이미 스티커, 스마일 브러시 등을 통해 하고 있다. 우리가 작가를 발굴하면 이들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게 된다. 스몰비즈니스 쪽의 패션 쪽도 활용될 것이라고 본다. (한 총괄)

-네이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최근 기존 소상공인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충돌이나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O2O라는 것이 정의된 실체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서비스에 대한 자연스러운 발전으로 보고 있다. 우리도 어떤 의미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검색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다. 그런 것에 니즈가 있다. 이용자 관점에서 어떤 게 최선이 될까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많은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O2O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연히 거기에는 많은 갈등 요소가 내재돼 있다. 그렇게 간단한 답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자본, 기업가 정신 면에서 우리는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 한 쪽이 꼭 옳다고 보지 않는다. ‘무조건 혁신을 우위에 놓을 것이냐, 아니면 기존 질서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정말 답을 모르겠다. ‘기존의 질서를 파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없던 가치를 창출하느냐’ 이것에 달려 있다고 본다.(김 대표)

-이번 행사에 어떤 의미로 직접 나오게 됐는지.

△원래 계획이 돼 있었다. ‘플레이스’ 판 오픈을 처음 알린 날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고민을 했다. 청년 실업이란 단어를 언급 안했지만 우리 서비스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했다. 우리는 소박하지만 상식적인 단어로 우리의 진심을 보이고 싶었다. 프로젝트X 같은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

우리는 기술도 부족하지만 사회적 자본도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사회적 자본중 하나의 단어로) 하나 꼽고 싶었던 게 신뢰다. (김 대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한다. 성공하는 노하우를 우리가 잘 공유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창업자들도 이런 시행착오를 계속 반복한다. 예컨대 한때 앱을 만들고 다 사업을 하려던 시점도 있었다. 그런데 그 쏟는 시간을 네이버가 대신하고 창업자는 더 좋은 상품 디자인과 콘텐츠에 집중하자 취지다.(한 총괄)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부사장
-웹툰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본다면 네이버는 경쟁 상대다. 그분들과 상생 협력을 하는 방안은 없을까.

△우리가 (오히려) 사업 모델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웹소설, 플랫폼 등과 제휴하고 같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와 북팔에서 같이 활동하는 작가도 있다. 네이버가 판을 크게 하면 협업이 가능하다고 본다. 쇼핑에서도 말했다시피 네이버가 마케팅 관련해서 도울 수 있다. O2O는 이미 PC 시절에도 있었다. 협업의 구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한 총괄)

△핵심 확장성을 보면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 독립된 영역 자체에 대해 사업체와 경쟁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방향은 그것을 경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끼가 있고 창작에 대한 욕구도 있다. 이런 것들이 그동안 많이 자리를 못 잡았다고 본다.(김 대표)

-과거 넥슨 주식 주식 거래에 대해 묻겠다. 지나치게 싸게 산 것 같은 의구심이 있다.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혀달라.

△오늘은 회사가 집중할 방향을 밝히는 자리다. 길게 말을 더 이상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미안하다.(김 대표)

-이번 프로젝트가 네이버가 사회적·경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에 집중한 것 같다. 네이버가 이런 사업을 하는 데 있어 회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성장성이나 가치 등에 대해 말해달라.

△기업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주체가 윈윈되지 않으면 오래 갈 수 없다. 당연히 우리가 추구하는 게 없다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균형이란 늘 (진행하면서) 잡아가는 것이다. 우리 이용자들한테는 더 많은 다양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수익으로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용자 지표가 연결되는 부분에 있어서 계산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충분히 있어야만 지속할 수 있다. 전체로 봤을 때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만약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1500개가 비즈니스 소호가 생긴다면 15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 안에서 작은 비즈니스가 생기면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생업으로 삼을 수 있다. 이중 일부는 세계적으로 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실 네이버가 진행하는 상생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다. 허나 보통 상생은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사회 기여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가튼 형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모두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생 프로젝트라는 말을 앞에 쓰지 않았다(김 대표)

-창작인의 꿈도 좋지만 중요한 게 저작권 이슈다. 해외 불법 복제 사이트에서는 네이버 웹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결국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작권을 지켜주기 위한 조치가 있는지.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일정 부분을 담당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좀 더 서비스하는 단계에서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 그 문제는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어떤 단계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김 대표)

△저작권 보호 문제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는 기술팀하고 굉장히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내 작품을 봐준다는 점에 대해 창작자들은 흥분된 상태다. 당장 큰 수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 작가가 유명해지기 전 단계에서는 우리도 홍보 마케팅 용도로 쓸 때가 있다. 어느 방식이 좋은 것인지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다. V영상도 유튜브에 올라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야할 게 많다. (한 총괄)

-채팅봇 수준은 어떻게 되는지.

△기술적으로 무지하다는 것을 전제로 말하겠다. 쇼핑 톡톡으로 서비스해보니까, 주로 어떤 대화가 진행되는지 중요했다. 봇 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떤 대화가 남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검색 로그가 많기 때문에 딥러닝도 가능하다. 지금 톡톡 갖고 쇼핑 쪽에 무엇을 많이 물어보더라. 우리가 오픈할 때 베타 수준으로 오픈될 것이다. 데이터가 많아질 수록 더 고도화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다. 다만 서비스적으로 좋냐고 한다면 다른 문제인 것 같다.(한 총괄)

-분수효과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스몰비즈니스 매출 1억원이 모인다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 인지.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느냐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자기만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자가 늘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김 대표)

-중장년 대상 스몰비즈니스를 다른 분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인지.

△주변 자영업 하는 분들을 봤을 때, 매장 하나를 열더라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꾸 프랜차이즈로 간다. 대량생산의 시대가 지났다는 측면에서 내가 남과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측면이 중요하다. 젊은 친구들이 공유 경제나 재창업이나 재취업하는 부분에 있어 누구나 고민을 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어느 지점에서 보인다면 같이 창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플레이 윈도우에서 몰도 만들고 상품을 팔지만 그 사이에 커뮤니티도 만들어진다. 다양한 모델이 나왔으면 하는 차원이다.(한 총괄)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됐는데, 네이버는 왜 안됐느냐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경제도 변화하는 생물이다. 기준 등이 적절햐나 하는 이슈는 늘 관심을 갖는 이슈다. 마침 카카오가 그렇게 지정이 된 계기로 한번 다시 논의가 되 봄직하지 않을까 싶다. (김 대표)

-스몰비즈니스의 수수료 구조가 기본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전체 매출에서 어느 정도의 수수료 이익을 가져가는지.

△아직은 수수료가 없다. 쇼핑 판매에 대한 수수료 없이 장사를 하고 있다. 언제쯤 올릴 것이냐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서로 다 어떤 모델이 좋고 장사를 하고 어디까지 성장할 것이냐 이다. 현재 네이버가 직접 받는 수수료는 없다.(한 총괄)

-EU 집행위원회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반독점법 관련 위반이 결론이 나왔다. 기존에 카카오와 네이버가 제기했던 이슈다. 현재 이에 대한 생각은?

△관련 기사는 잘보고 있다. 관심 있는 주제다. 하지만 이 부분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일방적으로 회사 입장만 말할 수도 없다. 지금은 회사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 결론은 전문적인 판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 봐야한다고 얘기해서도 안 된다. 서비스 경쟁 차원에서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게 있다면 검토가 돼야 한다.

신문 봤는데 공정위 이런 데서 EU 검토를 다시 분석한다고 했다. 한국적 상황에 따라 변화된 게 있는지 본다고 했다. 지켜봐야 한다. 지금 당장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다. (김 대표)

-프로젝트 꽃에 대해서, 언제 이름을 지었는지?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은 제법 됐던 것 같다. 글쎄, 늘 고민을 많이 한다. ‘네이버는 이것을 하면 비판을 받을까, 이거 안되면 어떡하지’ 고민을 했다. 서비스를 한다는 게 힘든 일이다.

우리 임직원들 가슴 속 따뜻한 마음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고 해야할까. 그런 것을 느끼는 직장이 됐으면 했다. 프로젝트 이름도 서비스적이고 공격적인 느낌보다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감성을 잡기 위해 지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 느낌을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

-글로벌 플랫폼이 라인이 있다. 네이버 자체적으로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는 서비스가 있는지.

△플레이스팜 만드는 것도 지역별로 제대로 만드려면 ‘큰 일’이다. 지금 현재 1억매출 윈도 시리즈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1500분까지 키우겠다고 하는 게 작은 목표가 아니다. 신규 창업자 1만명을 만들려면 장르도 다양해야한다. 그라폴리 안에서 일러스트 영역을 하나 갖고도 지금까지 4년이 됐다. 이제서야 뭔지 알 것 같다. 네이버도 여러가지 실패를 하면서 고민했다.

그라폴리오는 처음 만들 때 6개국어를 지원했다. 스페인어 댓글도 들어온다. 일단 한국에서 안 통하면 글로벌로 나가 잘될 리 없다라는 생각이다. 한국에서 단단하게 성공하고 그 틀을 갖고 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 V도 라이브 기술 관련해 스터디 한 게 있었기 때문에 3개월만에 나왔다. 일단 ‘이 사업이 지속 가능하냐, 실제로 성과가 날 것이냐’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리소스가 투입될 것이라고 본다. (한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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