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과 카카오의 합병이 게임 사업에 어떤 파장을 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구도에서는 당장 글로벌 확대차원에서는 큰 시너지가 없지만, 국내 게임플랫폼 입지는 독보적으로 단단하게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카오 게임하기’ 명실공히 독보적인 국내 1위 게임 플랫폼이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을 비롯해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등 국내 대부분 게임사는 카카오톡 플랫폼에 올라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와 카카오 이중 수수료 납부로 수익성이 떨어져 게임사들이 별도의 독자플랫폼을 만드는 등 견제를 받아왔다. 네이버도 최근 밴드(BAND)게임 플랫폼을 출시하며 카카오에 도전장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의 합병은 국내 게임플랫폼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계정으로도 카카오 게임하기가 가능해지면 모바일게임 이용자를 늘릴 수 있고, 다음이 보유한 검색서비스 및 카페 등 커뮤니티를 연계하면 한층 저변을 넓힐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음 사이트의 온라인 광고도 게임업체에는 시너지를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다음 입장에서는 부진한 게임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은 게임 사업 부문을 분리해 신설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회사인 온네트를 흡수해 검은 사막 등 온라인 게임을 운영할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 사업부 및 모바일 소셜게임 플랫폼인 다음모바게도 합류한다. 신설회사가 다음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게임 독립법인 절차가 곧 마무리되면, 카카오가 합병하는 법인의 자회사가 될 것”이라며 “게임 전문회사로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다음이 자회사 사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폐쇄적으로 이용하면 사업자들이 ‘엑서더스’할 수 있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체를 자회사로 둔 상황에서 타 게임업체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만약 다음카카오가 플랫폼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등 고자세를 취할 경우 탈(脫) 카카오 움직임이 심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플랫폼 확대는 현재 양사의 서비스로 볼 때는 크게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게임 업체 관계자는 “사실 양사의 합병은 게임보다는 다음의 뉴스, 블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 활용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당장 글로벌 쪽에 답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해 이를 통해 글로벌 진출 대비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