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정폭력" 어머니 괴롭히는 父 둔기로 숨지게 한 아들

"30년 가정폭력 시달려, 아버지한테 안 미안해"
2021년, 2017년에도 가정폭력 신고...후속 조치 없어
어머니에 술값 달라 욕설 폭언하자 홧김에 범행
범행 후 극단 선택 시도...실패하자 경찰에 자수
  • 등록 2024-12-03 오후 1:41:49

    수정 2024-12-03 오후 1:41:49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가정폭력에 오랜 기간 시달리다 어머니에게 폭언하는 아버지를 둔기로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사와 무관한 연출 자료 (사진=게티 이미지)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달 22일 존속 살해 혐의를 받는 이 모 씨를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이 씨에 대한 공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 10월 27일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70대 아버지를 둔기로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술값을 달라고 욕설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숨진 아버지는 2017년과 2021년에 아들을 협박, 폭행해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는 없었다.

이씨는 범행 5일 뒤 어머니와 동반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31일 경찰에 자수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가정 폭력으로 어머니와 자신을 괴롭혀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를 긴급 체포 후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의 양은상 부장판사는 이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사건이 알려진 후 공개된 아들의 4장짜리 유서에는 “아버지가 30년 넘게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며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아버지에겐 미안하지 않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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