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과 금호산업에 따르면 지난달 11월부터 최근까지 기옥 금호터미널 대표 등 13명의 임원과 계열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가 가지고 있던 금호산업 주식 6만1093주를 처분했다.
지난 11월 18일에는 기옥 대표와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등 5명의 임원과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입을 맞춘 듯 동시에 2만7352주를 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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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의 주가는 지난 10월24일 1만900원으로 저가를 찍은 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워크아웃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후 11월 11~13일까지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주식 204만8000주(6.16%)를 사들이면서 급등했다.
그룹 임직원이 금호산업 주식을 대량으로 판 11월18일에는 2만54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이 같은 금호산업의 주가 상승은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의 지분 57.6%를 사들여야 하는 박삼구 회장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주가를 1만5000원대로 전망, 지분 인수 금액을 3000억원대로 추정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인수 금액이 4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 만으로 1000억원 이상의 부담을 더 지게 된 것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어 금호그룹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금호산업의 채권단은 이달 중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지만 주가 상황에 따라 인수 금액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등 5명의 임원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갖고 있는 3만2483주 역시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조만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관측이다.
금호산업 측은 “계열사 임원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