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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연간 서울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의 39%는 중국 발(發) 미세먼지라는 정부 공식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중국 측은 서울의 초미세먼지에 중국발 미세먼지는 23%에 그치고 한국 자체 영향이 63%라는 엇갈린 연구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이번 결과는 한·중·일 첫 공동연구 결과로 중국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영향을 과학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20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의 과학자들이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한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연구결과를 토대로 작성돼 3국 모두 결과에 합의했다.
국내 초미세먼지 중 중국발 미세먼지 32%…국내 요인 51%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기 질 모델 기법을 이용해 서울·대전·부산을 측정한 결과 한국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중 국내 요인이 51% 수준이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를 측정한 일본은 국내 요인이 55%였다. 반면 베이징·톈진·상하이·칭다오·선양·다롄 6개 도시를 측정한 중국은 국내 요인이 91%에 달해 한국·일본과 달리 중국 내 초미세먼지의 대부분이 중국 내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연평균 기준으로 중국 배출원에 대한 국내 3개 도시에 대한 평균 영향은 32%이었고 일본에 대한 영향은 25%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 배출원의 중국에 대한 영향은 2%, 일본에 대한 영향은 8%에 그쳤고, 일본 배출원의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2%, 중국에 대한 영향은 1%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기여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중국 측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서울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29%에 그쳤고 △대전 30% △부산 26% 수준이었다. 또 중국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국내 도시에 기여하는 비율이 △서울 63% △대전 55% △부산 62%로 더 높다고 전했다. 일본도 중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과를 냈다. 일본 연구진은 중국의 초미세먼지가 △서울 39% △대전 34% △부산 31%로 중국 연구진 결과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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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불발 후 올해 우여곡절 끝에 발표…“중국, 최신 자료 반영 요구”
앞서 이번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의 환경당국 담당자의 검토를 마친 뒤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측이 발간을 반대하면서 연기됐다. 이후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중국 리간제 생태환경부장관이 오는 23일 예정된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전까지 발간하기로 합의하면서 발간됐다.
이번 보고서 발표는 한국만 공식 발표하고 일본은 홈페이지에만 게시, 중국은 대외공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 아직 미세먼지에 대한 3국의 시각차가 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장 환경과학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중국이 발간을 반대했던 이유는 중국의 배출량 자료가 오래돼 2017년 통계자료 곧 나오기 때문에 반영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합의된 보고서기 때문에 중국 대신 공동연구 사무국으로 있는 한국이 대표로 발표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장기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3국 모두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감소 추세였다. 특히 전국 규모의 국가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의 경우 2015년 대비 지난해 농도가 우리나라는 12%, 중국은 22% 감소했다.
장 환경과학원장은 “이번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3국 정부가 연구결과를 함께 검토해 발간하게 된 최초의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보고서가 미세먼지 등 동북아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가 간 협의의 귀중한 과학적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