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강세, 이주열 총재 언급 빌미..전장 약세 숏커버

외인 방향성 없는 가운데 10년 선물만 매수..레벨부담속 다음주 금통위까지 현수준 등락
  • 등록 2015-01-05 오후 4:03:10

    수정 2015-01-05 오후 4:12:11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채권시장이 새해 첫거래일 약세를 만회하며 강세를 기록했다. 지난주말 미국 지표가 부진했던데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언급에 미국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을 받으며 출발했다. 다만 지난주말 원화채가 약했던데다 외국인도 뚜렷한 방향성 없이 선물을 매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하자 장중 보합권까지 밀렸다.

장 후반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5년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을 받으며 급반전했다. 이 총재는 이날 “지금은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저성장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특별한 이슈가 없던 가운데 이 총재의 언급이 빌미가 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를 핑계로 지난주말 숏과 금일 숏에 대한 급한 커버에 나선게 실제 강세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레벨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봤다. 국고채 발행 물량이 새해 들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도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 불안감이 여전해 밀리면 사자 대응도 여전할 것으로 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1월 기준금리 결정까지는 일주일여가 남아 있는 만큼 여전히 박스권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통안1년물이 1bp 하락한 2.070%를 기록했다. 통안1.5년물도 2.9bp 떨어진 2.075%를 보였다. 통안2년물 또한 2.4bp 내린 2.090%를 나타냈다.

국고3년 14-6이 2bp 하락해 2.115%를, 국고5년 14-4가 3bp 내려 2.290%를 보였다. 국고10년 14-5가 3.8bp 내린 2.617%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20년 13-8과 국고30년 14-7도 2.6bp씩 떨어지며 각각 2.825%, 2.925%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물가채 13-4 역시 3.7bp 하락한 1.554%에 거래를 마감했다.

5-3년 스프레드가 1.2bp 좁혀진 17.5bp를 기록했다. 10-3년 스프레드도 2.3bp 줄어 50.2bp를 보였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0.6bp 떨어진 106.3bp를 나타냈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투자신탁이 1조991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거래대금 기준). 반면 은행이 4766억원어치 순매도로 대응했다. 외국인 또한 417억원 순매도했다.

3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1틱 오른 108.19로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저가는 108.07이었다. 장중변동폭은 12틱에 그쳤다.

미결제는 21만6239계약으로 1755계약 감소했다. 반면 거래량은 8만9972계약으로 1만7611계약 늘었다. 회전율은 0.42회로 구랍 18일 0.51회 이후 보름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5383계약 순매수하며 나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은행도 650계약 순매수해 6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이어진 9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이 4488계약 순매도로 대응하며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기타법인도 990계약 순매도해 나흘째 매도했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지난주말보다 41틱 상승한 120.78을 보였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고치였다. 장중저점은 120.4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37틱을 나타냈다.

미결제는 855계약 늘어난 4만8621계약을 보였다. 이는 구랍 15일 5만4396계약 이후 20여일만에 최대치다. 거래량도 1만6131계약 증가한 4만1902계약을 보였다. 이는 작년말 23일 5만2533계약 이후 2주일여만에 최고치다. 회전율은 0.86회로 역시 지난해말 23일 1.15회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770계약 순매수하며 매도 하루만에 매수전환했다. 반면 은행이 972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금융투자도 663계약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주말 미 금리가 빠진 영향을 아침에 받았다. 유가도 저점을 경신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반적으로 채권에 우호적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며 “외국인이 10년선물은 매수했지만 3년선물은 매도했다. 지난주 금요일 밀린 후유증이 있어서 그런지 장중 보합권까지 밀렸다. 장막판에는 이주열 총재 코멘트를 빌미로 강해진 듯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가 이슈가 될 듯 하다. 그때까지는 현레벨에서 등락할 듯 싶다. 국고3년물 기준 2.15%까지 오르면 저가매수로 대응할 듯 싶다”며 “외국인 포지션이 관건이긴 하다. 다만 유가가 계속 빠지고 있어 인플레 관련해서는 채권에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상황에서 막판 이주열 총재 이야기가 빌미가 됐다. 다만 그것 때문에 강해졌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주 금요일 약세를 기록한 이래 오늘도 외인이 매도하니 추종 매도했던 분위기에서 급하게 숏커버를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결국 전날 많이 밀린것에 대한 되돌림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물기준 박스권 상단에 와 있는 것 같다. 내일은 또 반대로 갈수도 있어 보인다. 레벨을 보면 조심해야 하는 수준이 맞다. 수급도 썩 좋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다만 글로벌 환경이 변하다보니 숏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무의미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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