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못 믿을' 게임株, 조정 시작됐나

최근 상승세 탔던 게임주 일제히 하락
악재보다 차익실현 매물이 큰 영향..코스피 대형주로 수급 이동 분석도
  • 등록 2014-03-17 오후 3:31:59

    수정 2014-03-17 오후 3:31:59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게임주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지난해 부진을 벗고 모바일게임과 해외진출을 발판 삼아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게임주에 대한 탄탄한 신뢰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게임주들은 매물이 쏟아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모바일게임 출시 이슈만으로 급등했던 엠게임(058630)드래곤플라이(030350)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애니팡2’로 게임주 상승을 주도했던 선데이토즈와 중국발 호재로 수차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조이시티(067000), 역시 중국에서 게임 흥행이 기대된 액토즈소프트(052790)도 11%대 하락했다. 이어 와이디온라인(052770)은 10%대 내렸고, CJ E&M(130960)조이맥스(101730)도 7%대 하락을 보였다. .

이 외에 컴투스(078340)바른손게임즈(035620) 등도 5%대 하락하는 등 상승한 기업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사 중 상승세를 나타낸 곳은 엔씨소프트(036570)위메이드(112040) 정도다.

시장에서는 게임주의 동반 하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중국 인민은행이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온라인 신용카드 서비스를 막으며 온라인게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바일게임 성공 기대에 최근 상승했던 엠게임이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손실을 낸 것이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게임주에 대한 신뢰 부족이 게임주가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한 이유라고 보고 있다.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변동이 큰 산업이다 보니 최근 상승이 부담돼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게임주들은 흥행 게임이 등장하면 주가가 치솟았다가 게임 사용자가 줄어들면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반복하곤 했다.

중국의 온라인 신용카드 금지는 텐센트의 ‘위챗’ 서비스 중 하나가 막힌 것으로 게임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악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한 엠게임 역시 게임산업 전체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큰 회사도 아니다.

유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원래 변동성이 큰 산업이고, 개인 주주들이 많아 대부분 언젠가는 조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다”며 “한 두 게임사에 대한 매물이 쏟아지자 이런 분위기가 전체 게임주에 옮아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있었던 게임빌의 유상증자 관련 정보유출 의혹을 두고 금융감독원이 꾸준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게임주에 대한 신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J E&M의 실적 정보 사전유출 등 게임주와 관련해 소액주주만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중소형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대형주에 대한 외면이 이어졌던 수급현상이 뒤바뀌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날 게임주가 동반 급락하는 동안 화학, 조선 등 대형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많이 오른 게임에 대한 차익실현과 수급이 코스피 대형주로 옮겨간 영향이 컸을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등은 오른 것을 볼 때 게임 산업 내에서도 조정이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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