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무성 수첩' 파문..체면 구긴 靑(종합)

각종 내부악재에 국정운영 동력 훼손 가능성 대두
靑 공직기강 해이 또 드러내..당·청 갈등 증폭될 듯
  • 등록 2015-01-14 오후 3:31:06

    수정 2015-01-14 오후 3:31:06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청와대가 새해 들어 각종 내부 악재로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이른바 ‘김영한발(發) 항명사태’의 여진이 가라앉기도 전에 ‘김무성 수첩’ 파문까지 불거지자 자칫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운영의 동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8일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과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음종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이동빈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이 청와대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에서 비롯됐다.

공교롭게도 회동 당일 검찰이 박관천 경정(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어서 자연스레 ‘정윤회 문건’ 논란 이야기가 술상에 올랐다고 한다. 문제는 음 행정관의 발언을 두고 모임 참석자 간 발언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이준석 전 위원은 당시 음 행정관이 ‘문건 유출 논란 배후에 김 대표와 유 의원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사자인 음 행정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동석한 손 위원장은 음 행정관의 발언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진실이 어찌 됐든 청와대 행정관이 ‘정윤회 문건’ 유출과 관련한 구설에 다시 오르면서 청와대 내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청와대 안팎에서는 일개 행정관이 친박 주류는 물론 청와대와도 편치 않은 관계로 알려진 여당 대표와 차기 원내대표 주자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당·청 간 갈등이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음 행정관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서 대구 지역에서 배지(국회의원)를 달려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음 행정관은 권영세 주중대사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계(친 박근혜계) 인사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최근 허위로 드러난 정윤회 문건 속 ‘십상시’ 멤버로 더 잘 알려졌다.

당내 계파 갈등의 증폭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박계(비 박근혜계)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해당 행정관을 문책하지 않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친박계를 비롯한 일부 청와대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김 대표의 ‘도발’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음 행정관의 발언을 전해들은 김 대표가 고의로 수첩 내용을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 대표는 이날 신년 회견에서 “기가 막힌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각종 악재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춘추관에서 김무성 수첩 파문에 대한 음 행정관의 조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청와대)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 이게 확인되면 말씀드릴 게 있을 것 같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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